호흡기 감염증은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질병의 하나로 판단된다. 계속되고 있는 식량 부족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감염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적절히 치료하지 못해 더욱 확산되기도 하고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설사병과 더불어 가장 흔하게 발생하면서도 때론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질환군으로 인식되고 있다. 

  2001년 2월6일부터 5일 동안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뉴욕타임즈 베이징 특파원 엘리자베스 로젠탈은 방문 동안의 목격담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평양의 대동강 병원에서는 15개월된 이봉미라는 여아가  엄마의 등에 업혀 심하게 기침을 하는데 그저 폐렴이라고만 진단을 받았다. 이 방은 의사, 아이 엄마 모두 겹겹이 껴입고 있는 것 말고는 전형적인 진료실이었다. 이 어린아이는 병원이 너무 추운 이유로 입원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페니실린 주사를 투여할지라도 정상적인 10일간의 치료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이 병원 이용천 기획실장에 따르면 처음 며칠간은 양약을 투약하지만 환자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약초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목격담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감염증 치료에 절대적인 항생제가 부족하여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양의 사정이 이러할진대 지방의 상황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유니세프의 현장보고에서도 설사병과 급성 호흡기 감염증은 가장 중요한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2001년도에 만 5세미만 어린이의 2/3이상이 급성호흡기감염(폐렴)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의약품의 부족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2000년도에 실시된 제2차 MICS 조사에서는 조사 전 2주 사이에 5세 미만 어린이의 12.2%가 급성 호흡기 감염증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과 2001은 유난히 추운 겨울이었다. 2001년 겨울은 50년 이래 가장 추운 겨울로 기록된다. 이러한 강추위에는 필연적으로 급성 호흡기감염증이 동반된다. 

  가을에서 다음해 봄까지 주로 유행하는 독감의 경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인데 전염성이 강하고 이차적인 폐렴 발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가을철에 예방접종을 하면 발생률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는데 북한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본적은 없다. 어린이들에 대한 기본 예방접종도 어려운 상황에서 독감 예방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남한에서는 해마다 가을이면 수백만 명이 독감예방접종을 받는다. 독감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폐렴에 의한 사망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는 것 같다.

  이러한 호흡기 감염들은 영양 부족과 비타민 부족 특히 비타민 A 의 부족으로 인하여 더욱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비타민 A가 결핍된 경우 발병률은 2배, 사망률은 4-12배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