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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들아 건강하여라
작성자 김정은 (2010.10.13) 조회 3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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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연합병원의 김정은선생께서 병원신문에 기재한 <평양방문기>입니다.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이곳에 올립니다^^


 


평양 방문기 2010년 5월


아이들아 건강하여라




신천연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정은


 


‘압록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고려항공 기내에서 듣는 이 멘트는 여운을 남깁니다. 이제 도착할 북녘 땅을 생각하며 묵직해 진 맘으로 창밖을 바라봅니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북측 의료진에 전달하기 위해 가방가득 넣었던 각종 의료서적이 검문에 걸렸습니다. 무슨 책이고, 왜 가져왔는지 설명하고도 압수당했습니다.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지만, ‘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겪어왔겠지. 그 긴 인내의 시간들을 지나,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겠지’ 하며 위로했습니다. 결국 북측 의료진과의 기술전수가 끝나면 다시 세관에 반납한다는 조건하에 돌려받았습니다. 우리가 출국한 후, 세관이 정식 절차를 통해 병원에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보통강려관에 짐을 풀고 민족화해협력위원회 주최 환영식사를 했습니다. 민감한 시기의 방북이라 참사들도 우리들도 말을 아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민감하지 않은 적이 언제는 있었나 싶었고, 이러한 어른들의 복잡한 행로로, 우리 아이들의 오늘이 포기되거나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전날 밤을 설치고, 심양을 거처 오는 길이 그저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자니, 지난 방북 때 우연히 만나 바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북의 소아과 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병실회진을 돌고 바로 나오시던 터였지요. 아쉽게 스쳐지나갔던 그 때와 달리, 이번엔 그 의료진과의 만남자체가 목적입니다. 그 분들과 아이들 진료에 대해 논의하러 온 것입니다! 훨씬 설레고 긴장되었습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까. 내 이야기 위주가 아니라 이 곳, 평양에서도 만경대구역이라는 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과 가족들, 그 삶이 궁금하였습니다.


 


둘째 날 새벽, 언제나처럼 5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남과 북이 시차가 없다는 당연한 것을 몸으로 느끼니, 새삼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비가 내려 여전히 쌀쌀한 아침. 보통강변에 섰습니다. 수려한 버드나무들이 늘어선 비 오는 강변, 가끔씩 지나가는 자전거 탄 이들, 괭이자루를 어깨에 지고 바삐 걷는 이들, 강 건너 낚시하는 이들, 빗속에도 노 저어 가는 카누 선수들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강변은 서너 개의 낮은 계단이 몇 군데 있을 뿐, 그저 나무와 흙뿐이었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드디어 평양 서쪽 외곽에 위치한 만경대어린이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허름한 골목길, 좁은 담벼락을 꺾어 병원 정문에 다다랐습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바로 해당과 선생들과 과별 기술전수에 들어갔습니다. 동그란 얼굴에 커다란 눈동微� 반짝이는 젊은 소아과의사 류 선생을 만났습니다. 의대 졸업 후 첫 병원이라고 하였습니다. 선생은 우리가 기증한 여러 기기들의 사용법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기관지 확장제 흡입기, 모니터링 기계, 산소발생기, 검이경, 검안경, 후두경 등입니다. 기계 작동에 대해 설명하다보니 보낼 때는 잘 몰랐는데 세세한 부분에서 준비가 미흡했습니다. 당부하고 확인하고픈 부분, 전달하고픈 부분들은 너무 많았고, 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봄이라 하지만 아직 쌀쌀한 진료실에서 우리는 어느새 바짝 당겨 앉아 있었고, 눈 앞엔 이 곳에서 만나게 될 아이들이 보이는 듯 하여 애가 탔습니다.


 



 


셋째 날, 소아질환의 방사선학적 진단법에 대해 ‘기능의학과’ 선생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북은 영상의학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뢴트겐만 다루는 분이 있고, 초음파, 심전도, 내시경 등은 ‘기능의학과’ 선생이 모두 함께 다룬다고 합니다. 꼼꼼히 듣고 묻는 선생은 이미 각 기기의 매뉴얼을 모두 외운 상태였습니다. 산부인과, 안이비과, 검사실, 고려의학, 구강과 선생들을 두루 뵈었습니다. 작년 8월 준공하고도 물자반출이 늦어 이제야 세팅이 된 병원입니다. 그 동안 애태우며 병원 개원을 기다리던 주민들과 관계자들께 미안했고, 부족하나마 이만큼이라도 되어 맘의 짐이 다소 놓였습니다. 물론, 각 수액들과 세세한 물품들의 도움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맘 간절하였습니다.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길에 선 첫 걸음을 두고 느끼는 불안과 설레임은 누구나 비슷할 것입니다. 류 선생과 응원과 감사의 눈빛을 나누는 작별의 시간에 맘이 뻐근했습니다. 하지만, 곧 자주 볼 수 있으리라 믿으며 맘을 여몄습니다. 그네가 이제 써내려갈 어린이병원의 하루하루가 어떠할 지, 저 역시 떨린 맘으로, 내내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첫 방북이었던 08년 11월은 추웠습니다. 그 때는 체할 만큼의 ‘추위’를 만났고, 그 속에서도 견뎌내며 불씨를 살리려는 몸짓을 보았습니다. 이 번엔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다음엔 아이들과 그 어머님들을 보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류 선생의 외래 진료실에 참관하고 싶고, 입원 환아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의 가슴소리를 직접 들어보며 함께 회진을 돌며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남과 북으로, 그 지역과 체제의 분리가 공고해 보여도, 이미 물고는 터지고 있습니다. 어느 땅의 아이들이라도 더 이상 어른들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준비가 다 되면 그 때 돕자가 아니라, 지금 도와야 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담보로 어떤 훌륭한 성과를 이루었다한들 이미 그네들은 그 때 이 땅에 살아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혹은 회복할 수 없는 성장지연으로 남과 북의 아이들이, 그 굶주림과 질병의 낙인으로 확연하게 구별되는 참담한 일이 생길 것입니다. 우리 세대가 보지 못한다 하여도, 너도나도 이 씨앗들이 자랄 흙이 되어줄 때, 언젠가 남과 북의 아이들은 만나질 것입니다. 그 때 그네들의 가슴에 맺힐 상처를 줄여주는 것 또한 우리들의 몫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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