룡천참사로 소학교 학생 54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지난 4월 룡천역 폭발사고 당
시 룡천소학교에서 수업받던 3ㆍ4학년 710명 가운데 54명이 사망하
고 600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7일 룡천발 보도
에서 룡천군 전체의 복구 상황은 85% 수준이며, 룡천소학교는 건
물 외관과 내부 구조는 기본적으로 완성됐고 마무리 공정만 남았
다고 전했다.

조선신보는 폭발지점에서 15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룡천소학교
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사고로 인하여 학생 54명, 교원 2명
이 희생됐고 중상자와 경상자의 수도 각각 300명에 달했다"고 밝혔
다.

사고 당시 룡천소학교는 오전, 오후의 2부제로 수업을 진행해
교실에서는 3ㆍ4학년 학생들 710명이 공부하고 있었다.

입원 후 20일만에 퇴원한 김성호 학생(4학년)은 "그 때 나의
얼굴은 어머니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었다"며 사고 당
시를 떠올렸다.

같은 학년 김현미 학생은 "학교가 무너졌을 때 우리 학급 동
무가 쓰려져 있었는데 내가 `눈을 떠라'고 몇 번이나 불렀는데 대
답이 없었습니다"며 "교원(교사)들을 따라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동창생은 숨을 거둔 상태였다"며 울먹였다.

룡천소학교는 사고발생 3일만에 수업을 재개했고, 입원자를 제
외한 학생들이 룡천 제1중학교와 룡천중학교에서 수업을 재개했
다.

최병렵 교장(49)은 "상처를 입은 몸으로, 더욱이 몇개 학교로
서로 갈라져 공부하게 되니 학생들의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쓸쓸했
다"면서 "치료를 받는 교원들이 많았기에 다른 학교들에서 대리인
을 찾아야 했다"고 술회했다.

최 교장은 "정신면에서의 보호도 고려해야 했습니다"며 "겉으
로 보면 정상인데 갑자기 큰 소리를 듣게 되면 사고 당시가 생각
나서 공포심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그는 "학생들이 모든 것이 어렵고 모자란 조건에서도
낙천적으로 살며 열심히 공부했다. 룡천소학교의 수업은 하루도
중단없이 계속됐다"고 강조했다.

한 학생은 사고발생 뒤 진행된 전국 규모의 체육경기대회 탁
구 부문에서 개인종목 2등의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학생들은 지난 1일부터 방학임에도 매일 새 교사 건설장에 나
와 군인 건설자들의 땀을 훔쳐주고 그들 앞에서 노래공연도 하는
등 새 교사가 완공될 내달 1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조선신보
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