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8월 북한의 유엔대표부가 유엔기구들에 긴급구호 요청을 하였으며 이에 따라 유엔인도지원국은 유엔재해평가및긴급조정팀(UNDAC)을 수해지역에 파견하여 북한의 식량난과 배급상황조사를 처음 실시하게 되었다. 1995년 9월12일 대북지원관련 유엔기구 공동명의로 대북지원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기 시작하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사업이 시작되었으며 이후 관련국 정부 차원의 지원, 그리고 유엔기구들과 국내외 민간단체들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미국, 일본, 한국 등의 정부 차원의 지원은 일부 정치적 고려에 따른 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미국의 경우는 유엔기구 어필에 조건 없이 참여하기도 하고 핵이나 미사일 협상과 연계하여 지원을 하기도 하였으며 일본은 북송 일본인 처의 고향 방문, 북일 수교 등 사전 여건 조성용으로 대북 지원을 활용하기도 하였다. 남한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대북 지원을 활용하기도 하였다. 

  통일부의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이후 2001년 말까지 국제사회의 지원이 15억 달러에 이르며 남한 정부의 지원은 4억5천만 달러, 민간에서의 지원이 1억6천만 달러에 이른다(<표1>). 유엔기구 및 외국구호단체들의 지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1년 미국의 9.11 테러이후 국제 사회의 관심이 새로운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가면서 북한에 대한 지원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수년간 지속된 북한 지원에 대한 피로감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이 2002년도 들어서는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1. 95년도 이후 대북 인도적 지원 (단위: 만달러)
구분	‘95.6	‘96	‘97	‘98	‘99	‘00	‘01	계
정 부	23,200	305	2,667	1,100	2,825	7,863	7,045	45,005
민 간	25	155	2,056	2,085	1,863	3,513	6,494	16,191
합 계	23,225	460	4,723	3,185	4,688	11,376	13,539	61,196
국제사회	5,565	9,765	26,350	30,199	35,988	18,177	25,849	151,893

  국제기구들과 국내외 민간차원의 대북 지원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식량 부족에 의한 대량 아사를 조금이나마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인 95-98년 시기에 1백만 명이상 기근관련 사망자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외부지원이 없었다면 그 사망자 수는 엄청나게 증가하였을 것이다.  

  지원 사업의 초기에 유엔의 기구들과 민간 구호단체들은 그동안 교류가 없었던 북한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북한 당국이 일을 진행하는 원칙이나 기준,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사정은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초기 북한에서 활동하는 단체들마다 북한에서의 활동에 대한 입장들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북한도 세계식량계획과 같이 국제기구에게는 비교적 관대하였으나 민간구호단체들에게는 엄격하게 통제를 하여 불만을 사기도 하였다. 그리고 유럽의 민간단체들이 비교적 초기부터 북한에 상주하면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반면 남한, 미국, 일본 등의 단체들은 심한 경계의 대상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 나라의 민간단체들은 간접적인 지원이나 필요시 방문이라는 비효율적인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남한의 민간단체들은 초기에 남한 당국의 규제 때문에 북한과의 직접 접촉 및 지원조차도 어려웠으나 지금은 이런 규제가 풀려 그나마 사정이 나아진 편이다. 

  세계식량계획의 경우 북한 전역에 있는 총 206개 행정구역 중에서 163개 지역에 대한 접근만이 허용되고 있고 나머지 지역에는 최근에도 접근이 불가능하다. 주민들에 대한 접촉 제한 등의 문제는 1998-99년 사이 국경없는의사회, 기아추방행동(ACF), 옥스팜 등 일련의 구호단체 들이 북한에서의 활동을 중단한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모니터링의 과정은 단지 지원에 대한 감시의 의미를 넘어 지원 과정에 대한 평가를 통해 더 효율적이고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원 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서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95년 이후 북한에 대한 지원사업도 8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외부 지원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앞으로 당분간 어쩌면 긴 기간동안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계속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최악의 위기는 넘겼다고 하나 해마다 1백만 톤 이상의 식량이 부족하여 외부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의약품, 생활필수품 등 물자의 부족 현상도 당장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지원 사업은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이제까지의 활동들을 점검해 보고 다음 단계에 적합한 사업 방향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북지원사업의 추진 방향에 대한 다음과 같은 지적은 모두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1) 우선적으로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2) 지역단위의 자체 역량을 강화 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지원이 학대되어야 한다. 3) 북한 내 비정부기구의 성장을 최대한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이 추진되어야 한다. 4) 지원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표 2. 보건의료분야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단위: 만 달러)
구분		‘95.5-	‘96	‘97	‘98	‘99	‘00	계
보건의료	전염병퇴치	-	-	130	13	82	203	428
	기초의약품	-	-	25	26	75	306	432
	의료장비, 기타	-	-	34	1	25	871	931
	계	-	-	189	40	182	1,380	1,791

갖고 사회개발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지원이 추진되어야 한다. 5)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6) 북한 당국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분야에서의 다양한 개발구호사업을 개발한다. 7) 분야별 지원의 전문화를 통한 효율화를 기해야 한다. 8) 개발구호의 과정에서 성별 차별의 문제를 인지하고 성인지적 관점에서 여성들의 참여를 적극 장려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