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기금이 1990년부터 5년간 매년 북한에 100만 달러를 지원한 바가 있으나 대규모 지원이 시작된 것은 1995년 대홍수 이후이다. 대홍수 직후인 1995년 8월 북한의 유엔대표부가 유엔기구들에 긴급구호 요청을 하였으며 이에 따라 유엔인도지원국(UNDHA)은 유엔재해평가및긴급조정팀(UNDAC)을 8월29일부터 9월9일까지 수해지역에 파견하여 북한의 식량난과 배급상황조사를 처음 실시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9월12일 대북지원관련 유엔기구 공동명의로 대북지원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기 시작하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사업이 시작되었다.  북한의 지원 호소에 처음 반응을 보인 것은 북한과 이미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던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개발계획(UNDP),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0) 등의 국제기구들과 국제적십자연맹(IFRC) 그리고 카톨릭 계열의 까리따스(CARITAS) 등의 비정부기구였다. 초기에 남한이나 일본에서의 지원은 정치적인 제한 때문에 그리 크지 않았고 국제단체를 우회하는 등의 간접적 방식에 의존하였다. 초기단계의 지원은 주로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유엔기구의 합동어필에 의한 대북지원 실적은 표와 같다. 유엔기구의 

표 1. 유엔기구의 합동 어필에 의한 대북지원 실적 (단위: 만 달러)
구분	1차	차	3차	4차	5차	6차	7차
	1995.9-96.6	96.7-97.3	97.4-12	98.1-12	99.1-12	00.1-12	01.1-12
목표	2,032	4,364	18,439	38,324	29,208	31,376	38,398
실적	927	3,470	15,781	21,587	18,980	15,263	18,460*
실적률	45.6%	79.5%	85.6%	56.3%	65.0%	48.6%	48.1%
*7월말까지의 실적임

합동어필UN Inter-Agency Consolidated Appeal, CAP)은 기간을 설정하여 공동으로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 지원을 호소하는 일종의 공동모금프로그램으로 유엔인도지원국이 총괄조정하고 있고 있는데 재해나 재난이 발생하여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일차 현장 조사를 한 후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합동어필을 발표한다. 유엔인도지원국은 2001년까지 7차에 걸쳐 북한에 대한 합동어필을 발표하였다.

  세계식량계획은 평양에 있는 대표부 본부와 함북, 함남, 양강, 평북 그리고 강원 등 다섯 지방에 있는 지부에서 50명 이상의 요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은 시군단위에 기초하여 모니터링 및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구, 농업, 영양 등에 관련한 광범한 자료를 수집하기는 하였으나 자료의 정확도에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일년에 두 번(추수 후인 6월과 11월) 식량농업기구(FAO)와 공동으로 곡물작황 실태조사와 평가(Food and crop assessment)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 자료들은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계획을 수립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북한 전역의 206개 시, 군중에서 163개 시군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며 보통 한달에 400여 군데의 지방정부, 어린이 시설, 병원, 취로 사업 현장, 수혜자 가정 등을 방문한다. 인구의 18%에 해당하는 43개 시군에 대한 구호단체들의 접근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유엔아동기금은 1998년까지는 어린이에 대한 보충식 지원, ORS, 멀티비타민, 필수 의약품 지원 등 응급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였고 1998년 이후는 예방접종, 영양재활, 모성보호, 어린이교육, 의약품 지원, 식수 및 환경위생 등 단기적인 국가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5년 수해 이후 북한 지역의 보건의료 상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자체 기금 및 기부금으로 긴급의료지원을 시행 한 후 지속적으로 의료 분야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1997년 10월31일에는 북경에서 <남북한 및 주변국가 전염병 전문가회의>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2001년 8월23일 평양에 상주사무실을 개설하고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지원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지난 95년부터 북한의 식량난이 발생한 직후인 9월부터 식량지원을 시작하였으나 1997년 11월부터는 식량 원조를 줄이는 대신 의약품 지원, 식수 및 위생, 재난대비 및 대응 프로그램, 월동 준비 프로그램 등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최근 북한 장애인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송림시에  의수, 의족을 생산하고 환자 교육도 병행하는 재활센터를 설립하였다. 일년에 천개정도의 의수, 의족을 만든다고 한다.   

  세계식량계획은 1995년 11월, 유엔아동기금은 1996년 1월, 세계보건기구는 1997년 후반에 북한에 사무실을 두고 상주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1996년부터 다른 국제기구들의 활동도 증가하였는데 스위스개발협력국(SDC), 국경없는의사회(MSF), 캐나다곡물은행 (Canadian Foodgrains Bank, CFGB), 월드비전(WVI), 머시코(MCI), ACT, Food for the Hungry 등이 참여하기 시작하였고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유럽연합인도지원국(ECHO) 등은 평가 업무를 진행하였다. 

  북한에 대한 지원 활동의 초기에 주요한 과제의 하나가 북한에서의 상주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세계식량계획 등 주요 유엔 기구들이 비교적 초기에 북한에서의 활동을 시작한 반면 비정부기구들은 1997년부터 북한 상주활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유럽에 기반을 둔 단체들이 비교적 쉽게 북한에서의 상주활동을 시작한 반면 미국, 일본, 남한 등지에 기반을 둔 단체들의 경우 상주 활동은 엄격히 제한되었다. 국제적십자연맹이 평양에 사무실을 개설한 이후, 영국의 어린이 구호기구인 CAD, 아일랜드에 본부를 둔 컨선월드와이드(Concern Worldwide), 이탈리아의 CESVI, 독일의 독일농업행동(GAA), 프랑스에 근거를 둔 세계의사회(MDM)와 국경없는의사회 등 6개 민간단체가 북한에서의 상주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8년도에는 프랑스의 기아추방행동(AAH 또는 ACF), Help Age International,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옥스팜(OXFAM), 독일의 카프 아나무르(Cap Anamur) 등의 단체가 상주활동을 시작하였다. 1997년 7월 스위스재난구호기구(SDR)가 평양에 사무실을 열었고 이어서 8월에 유럽연합인도지원국(ECHO)도 사무실을 열었다. 1997년 이후 재림교개발구호기구(ADRA), 스웨덴의 PMU Interlife, 스위스의 CFC 등의 단체가 상주 활동을 시작하였고 2000년에는 2개의 프랑스 단체인 국제장애인협회(HI), 트라이앵글((TGH)이 2001년에는 월드에이드가 새로 상주활동을 시작하여, 현재는 10여개 NGO가 북한에서 상주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경없는의사회(MSF), 기아추방행동(ACF), 세계의사회(MDM), Help Age International, 옥스팜(OXFAM) 등의 단체가 활동을 접고 북한을 떠났다. 세계의사회, Help Age International 등은 북한에 지원할 기금 부족으로 사업을 중단하였으나  국경없는의사회, 기아추방행동 등 두 단체는 가장 취약한 어린이에 접근할 수가 없었고 여러 제약으로 인해 적절한 평가와 모니터링에 대한 제한 때문에 각각 1998년 9월, 2000년 2월 북한에서의 활동을 중단하였다. 옥스팜은 수혜자가 아닌 식수개발과 관련한 모니터링 및 평가에 대한 제약을 이유로 1999년 12월 10일 북한에서의 철수 결정을 내렸다. 옥스팜은 수질 정화 약품인 클로딘을 제공했지만 북한 당국이 저수지의 수질 테스트를 거부해 약품 사용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비위생적인 식수지역에 대한 접근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2002년 6월에는 CAD가 유럽 각국 정부의 지원 부족과 일반 모금 부족으로 인한 재정 압박으로 북한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유엔기구들과 국제NGO들은 대북지원과 관련하여 인도적 사업 목적이 충실히 실현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원칙(humanitarian principle)을 1998년 수립하여 이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그 내용은 1) 소요 산정에 따라 전반적인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한 파악이 이루어져야 한다. 2) 인도적 지원이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취약 계층에 전달되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3) 위기 상황에 대한 평가, 모니터링 및 분석을 위한 접근이 허용되어야 한다. 4) 접근이 허용되는 지역에만 지원이 이루어진다. 5) 주민들의 인도적 요구를 보호하여야 한다. 6) 지역단위의 역량 형성을 지원한다. 7) 지원계획의 수립 및 집행 단계에 수혜자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8) 국제 실무요원의 충분한 역량강화를 모색한다. 9)국제 인도주의 기구들의 보건 및 신변 안전 요구를 수용하여야 한다 등이었다.  옥스팜이 철수 결정을 내린 다음날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던 유엔기구들과 민간단체들은 구호활동 제약을 우려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 성명에서는 “지난 2년간의 진척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특정 지역과 주민들 사이에서 아직도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옥스팜의 철수 결정과 관련 구호 프로그램에 대한 집행과 검증, 접근 등을 제약하고 규제하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 지적하였다. 2001년 3월에도 북한에 상주하는 20여개의 국제기구 및 NGO들이 유엔인도지원조정국을 통해 합의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과거에 비해 활동 조건이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제약이 남아있으며 북한에서의 지원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기구나 외국 민간단체들의 북한 상주 인원은 1996년초 30여명에 불과하였으나 현재는 세계식량계획의 50여명을 포함하여 유엔아동기금, 국제적십자연맹  각각 10여명 등 모두 100여명의 파견요원들이 북한에서 상주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상주활동에는 여러 제한들이 따르는데 모니터링은 사전 신청을 받아 허가된 기간과 지역에 한해 북한측 안내에 따라 실시되며 한국어를 구사하는 국제기구요원의 상주를 허용치 않고 있고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대한 접근은 불가능하다.  

  북한에 상주하면서 활동하는 단체들 외에도 상주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들도 많다. 비상주 민간단체는 크게 4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째는 세계식량계획의 식량지원연락사무소(FALU, Food Aid Liaison Unit)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그룹인데 식량지원연락사무소는 일부 비정부기구들이 세계식량계획의 주요 후원자로 기능하면서 비정부기구로부터 기금을 받아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식량지원연락사무소는 1997년 5월 까리따스, 캐나다곡물은행(CFGB), ACT/CWS(Church World Srevice), 월드비전, 재림교개발구호기구(ADRA), Food for the Hungry, 머시코(MCI) 등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현재는 까리따스, 캐나다곡물은행(CFGB), ACT, 월드비전(WVI) 등 4개 단체가 계속 참여하고 있다. 식량지원연락사무소는 2002년도 현재 구성 단체를 대표하여 모니터링, 평가, 보고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3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미국의 연합구호단체인 민간자원봉사기구(PVOC)를 통해 활동하는 미국의 민간단체들이다. 민간자원봉사기구(PVOC)는 1997년에 설립되었는데 재림교개발구호기구(ADRA), Amigos Internationales, 케어(CARE), 가톨릭구호서비스(CRS), CWS, Korean-American Sharing Movement, Latter Day Saints Charities, 머시코(MCI), 월드비전(WVI)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민간자원봉사기구는 1998년부터 북한에서 모니터 활동을 시작했는데  1998년에는 유엔아동기금과, 1999-2000년에는 세계식량계획과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2000년 당시 추진 중이던 감자 종자 프로젝트와 취로사업 프로젝트를 마치고 북한을 떠났다. 케어(CARE), 가톨릭구호서비스(CRS) 등은 모니터링과 같은 활동에서의 제한들 때문에 민간자원봉사기구를 탈퇴하였다. 식량지원연락사무소(FALU)와 민간자원봉사기구(PVOC)는 상주활동은 아니지만 여러 단체가 컨소시엄 형태를 구성하여 모니터링을 수행하였던 준상주활동(semi-resident presence) 형태의 기구이다.  

  세 번째는 다른 비정부기구들을 통해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들인데 주로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의 적십자사가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해서 지원하고 있으며 가톨릭구호서비스(CRS)는 까리따스 홍콩지부와 같이 일을 하고 있다. 유진벨 재단이나 국제전략화해연구소(ISR)는 북한 당국 및 남측의 담당자들과 같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 UMCOR도 국제 파트너들과 같이 일하고 있는 단체이다.

  네 번째는 주로 남한, 일본, 미국에 근거를 두고 북한 당국과 직접 교섭하여 활동을 진행하는 단체들이다. 남한의 민간단체들은 1995년부터 계속 지원 활동을 해오고 있다. 남측의 단체들은 언어 소통의 면에서 국제기구들보다 이점이 있지만 상주 활동 및 평양이외 지역 방문에 한계가 있다. 까리따스 일본지부, the Relief Campaign Committee for Children, the National Christian 

Council in Japan 등의 일본 NGO들도 북한을 지원하고 있는데 주로 조총련을 통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원칙적으로 현재까지는 남한과 일본의 단체들은 평양상주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아메리카프렌즈서비스위원회(AFSC), Americare, 머시코 등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 

  1995년에 비해 최근의 상황 변화는 첫째 상주 단체가 증가했다는 점이며 둘째는 민간 단체들의 활동이 증가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