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어린이 영양조사 사업의 결과가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북한에서 시행된 어린이 영양조사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중반 국제기구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시작한 이래 국제기구는 북한 당국에 영양조사 사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여 1998년 가을 처음으로 국제기구와 북한의 전문가들의 참여하에 표본조사가 이루어졌다.

 

당시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급성영양장애 어린이가 16%, 만성적인 영양결핍이 62%, 저체중이 61%였다. 이 시기는 북한의 식량 부족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였다. 1995년부터 대규모 식량 지원이 이루어졌음에도  3년후인 이 시점의 조사 결과가 충격적인 수치를 보여 일부에서는 지원된 식량이 전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으나 이보다는 식량난이 그만큼 광범위하고 지속적이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후에도 국제적인 식량 지원은 계속되었으며 연속적인 영양조사 사업을 요구하였으나 북한 당국은 이를 거부하고 2000년에 독자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영양조사사업을 시행하여 국제사회에 발표하였다.  당시의 조사 결과 급성영양장애 어린이가 10%, 만성적인 영양결핍이 45%, 저체중이 28%로 1998년보다 영양상태가 많이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어서 2002년도에는 국제기구가 참여하여 다시 영양조사 사업을 진행하였다. 당시의 북한 통계청이 제시한 자료에는 급성영양장애 어린이가 8%, 만성적인 영양결핍이 39%, 저체중이 21%로 나타나 계속 호전 보이고 있으나 절대적 기준에서 보면 여전히 영양결핍이 광범위하고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조사 보고는 2004년 가을에 국제기구와 북한 당국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1998년 이후 2년마다 시행된 조사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이번이 네번째 시행된 조사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급성영양장애 어린이가 7%, 만성적인 영양결핍이 37%, 저체중이 23%로 급성과 만성 영양장애는 약간 개선되었으나 저체중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지난 조사에 비해 호전 정도가 완만해지는 경향을 보이며 구조적으로 고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