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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보호하는 사회적 기능은 일차적으로 가정, 지역사회 그리고 나이에 따라 탁아소, 유아원, 유치원, 학교 등 어린이 시설이 담당하게 된다. 북한에서는 1972년에 이미 11년 무상 교육체계가 구축되었기 때문에 문맹이 거의 없었고 학교 출석률도 100%에 가까웠다. 그러나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이들 공동체가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기능이 점차 무력해진다. 경제적 위기가 심화되고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학교 출석률은 급속히 감소한다.

1997년에 세계식량계획이 탁아소와 유치원에 대한 식량 지원 계획을 세울 당시의 이들 시설에 대한 출석률이 30%밖에 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유엔아동기금도 어린이들의 출석률을 30-50%정도로 평가한 바 있다. 1997년 봄 당시 공급배급망을 통한 식량 지원은 1인당 하루에 100-150g 정도였으며 6세미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탁아소에는 옥수수-콩 혼합식품의 형태로 150g이 추가로 배급되고 있었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곳이 탁아소와 같은 어린이 시설이었는데 출석하지 않는 어린이에게는 배급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2000년 초 난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굶주림으로 학교에 못가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답한 난민이 420명 중 317명으로 75.5%에 달하였으며 ‘가끔 있다’는 8명으로 1.9%였다. ‘없다’고 대답한 사람은 3명밖에 없었다. 이처럼 출석률이 감소하게 된 것은 식량이 부족해지고,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교재나 문방구도 충분하지 않았고 교육을 받을 환경도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이 결석률이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아마도 여자아이들이 어머니를 도와 식량을 구하고 살림을 돌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00년도에 실시된 2차 MICS에서는 초등학교 출석률이 99.6%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많은 학생이 결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난지역이나 오지 학생들의 경우는 더 심하며 겨울에는 난방이나 전기 부족으로 출석률이 더 감소한다. 교육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을 위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성적인 영양부족으로 인한 학습 능력의 저하는 이러한 문제를 증폭시킬 것이다.

장마당을 떠도는 어린이들을 일명 꽃제비라고 하여 남쪽 언론에 소개된 바도 있지만 이들은 사회적 보호 기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상태이다. 집을 잃고 굶주린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구걸하거나 훔치기를 하는 등 패거리를 형성하게 되며 폭력성까지 띠게 된다고 한다.

세계식량계획에서는 어린이 시설을 통한 식량지원을 강화하여 어린이들이 시설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고려하였다. 탁아소나 유치원 등 국가적 차원에서의 어린이 보호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북한의 상황에서 시설에 대한 지원은 많은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