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초대석> 등대복지회 권오덕 대표

"통일 디딤돌 놓는 마음으로 장애인복지관 건립 등 대북 지원"
"향후 11개 北특수학교 지원 방침, 장애노인복지관도 건립키로"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 "남과 북의 통일을 위해 디딤돌을 놓는 마음과 선친이 한국을 위해 남겨놓으신 유산과
뜻을 잇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0일 북한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KFPD)와 공동으로 평양에 자립형 장애인복지관인 '보통강 종합편의'를
개관한 등대복지회 권오덕(미국명 아더 킨슬러.73) 대표는 20일 대북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소개했다.

연세대, 숭실대 겸임교수를 역임한 권 대표는 1928년부터 10여 년간 평양에서 선교활동을 펼친 프랜시스 킨슬러(한국
명 권세열) 목사의 아들로, 남한에서 선교사로 35년째 시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서울교회에서 영어예배를 담당하고 있다.

그의 부인 신영순(61) 여사도 선교 및 대북지원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1998년 방북을 계기로 대북지원 사업에 본격 나선 권 대표는 2003년 황해북도 사리원 '사리원콩우유.빵공장', 2004
년 평양의 '평화빵우유빵공장' 건립을 지원하는 등 현재까지 2만 5천여 명의 북한 어린이들에게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
록 했다.

특히 최근에는 남한에서의 장애인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장애인단체와 공동사업을 벌여 북한 최초의 장애인복지
관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이 복지관은 봉재실, 양장점, 미용실, 이발소, 남.여 사우나, 식당, 장애인치료 상담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복지관 시설과 물품이 평양시내에 소문이 날 정도로 우수해 이용객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고 권 대표는 전했다.

권 대표는 장애인 지원사업에 대해 "북한어린이 지원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복지문제를 지금부
터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장애인 사업을 전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며 "결과적으로는 북측이 장애인사업의
중요성에 대한 지속적인 건의를 수용함으로써 사업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남한에서 장애인 지원사업을 하게 된 것은 "막내 딸이 어릴 적 고열로 뇌손상을 입어 장애를 가지게 되면서 더 어려
운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 대표는 향후 사업계획과 관련, "지난 2월 북한 각 도에 있는 11개의 특수학교(농아학교 8개, 맹아학교 3개)를 지
원하기로 합의했다"며 "그에 따라 기술훈련과 재활교육을 위한 교재와 점자인쇄기, 학용품 및 체육용품, 특수교육을 위
한 용품을 곧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농어촌 지역에 있는 특수학교들을 위해 경운기와 농기구 세트를 보내고 식량 지원을 위한 콩우유 기계를 각
학교에 보낼 계획"이라며 "평양 대동강구역에는 3∼4층 규모로 치료실과 무료급식 식당, 쉼터와 사우나 시설이 완비된
장애노인복지회관도 건립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권 대표는 그간 대북지원활동 과정에서의 소회에 대해 "북한 지원사업을 하면서 남한의 많은 사람들이나 교회들이 북
한 현실을 정치적인 관점에서만 보는 것이 아쉽고 가슴 아팠다"며 "북한 어린이와 장애인, 노인에 대한 지원은 외부 도
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북한사회 취약계층 중에서도 가장 약자에 대한 사랑과 나눔"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남과 북에 희망의 빛을 비추며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등대복지회에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moonsk@yna.co.kr
(끝)
<연합뉴스 2007/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