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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합인터뷰> 유니세프 평양사무소 대표
작성자 연합뉴스 (2003.11.14) 조회 2063
<연합인터뷰> 유니세프 평양사무소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세계의 관심이 이라크전에 쏠려 유
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이 극빈국 지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리처드 브라이들 유니세프 평양사무소 대표가 지
난 14일 한국에 왔다.

1998년 유니세프 평양사무소에 직원이 상주한 뒤 세번째 대표인 그
는 16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7만명
의 북한 어린이가 아주 심각한 영양실조로 시달리고 있다"면서 "필
수 의약품, 예방접종, 영양제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담
회 요지는 다음과 같다.

▲브라이들 대표 = 한국 정부가 최근 유니세프의 북한 어린이 돕기
를 위해 50만달러를 지원했고, 유니세프한국위도 조만간 40만 달러
를 지원한다. 필수의약품, 백신, 영양제를 구입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의 지원은 북한에서 일하는 국제기구에 대한 신뢰감을 보여준
것이고 많은 원조국가의 대북지원 계기를 마련해 준다.

대북지원에 힘입어 북한의 영양실조율은 최악의 상황이었던 98년보
다 3분의 1에서 2분의 1 정도로 떨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남부 아프리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북한 등 세계 곳곳이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나 지원액은 감소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
의 보유 식량으로는 오는 9-10월 이후 북한에 식량을 제공할 수 없
다. 유니세프도 북한 어린이에게 6월까지만 필수 의약품을 제공할
수 있다. 7만명의 북한 어린이가 아주 심각한 영양실조이다. 영양
제를 제공하지 못하면 이들은 죽는다.

올 유니세프의 대북지원에 1천200만 달러가 필요한데 이중 150만
달러만 확보됐다. 프로그램이 제대로 실시되려면 75%의 지원이 마
감돼야 하나 지금은 부족하다.

-- 북한 어린이의 영양 상태가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98-2000년 사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98년에는 세계 최악이었
다. 지금도 여전히 나쁜 상태이다. 남아시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 북한 핵문제가 유니세프의 모금에 영향을 주는가.

▲확실히 말하기 주저된다. 하나의 사건이 인도주의적 지원에 얼마
나 영향을 미치는지 말하기 어렵다. 대개 지원국가는 정치적 문제
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분리한다.

-- 북한에 가장 시급히 가야 할 물품이 무엇인가.

▲필수 의약품, 백신(예방접종), 영양제이다. 우선 순위 가운에서
도 가장 절실한 물품들이다. 의약품 등을 제공받지 못한다면 다시
98년의 나쁜 수치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 낡은 버스가 언덕길을
간신히 올라갔는데 엔진이 또 고장나면 언덕 아래로 미끄러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 북한의 식량 사정은 어떤가.

▲올해 모자라는 곡물량이 120t인데 그중 WFP가 50만t을 지원 요청
했다. 이것은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 등을 위한 식량이다. 현재
여기서 14만t이 모자란다.

지원요청하지 않은 나머지 70만t은 국제기구가 아닌 다른 경로로
원조받거나, 수입하거나, 북한이 수확할 것이다.

-- 위생시설의 상황은 어떤가.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 지원 후 물과 위생시설면에서는 많은 성과
를 거두지 못했다. 2002년과 2003년의 어린이 설사 발병률이 줄어
들지 않았다.

-- 이라크 전쟁이 다른 극빈국을 돕기 위한 유니세프의 모금에 차
질을 주는데, 일시적인 현상인가. 이라크와 북한 어린이 중 누구
를 먼저 도와야 할까.

▲그 현상이 일시적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것은 (한 나라가 일정
원조액 중 이라크를 돕고 나머지로 다른 극빈국을 지원하는) 제로
섬 게임이 아니다.

우리는 세계의 모든 어린이를 돕자고 호소하는 것이다. 이라크 어
린이도 중요하지만 북한 등 다른 나라 어린이도 잊으면 안된다.

-- 원조 물자의 북한 내 배분을 어떤 방법으로 감시하는가.

▲물품 매급은 유니세프의 창고에서, 유니세프의 트럭으로 배급된
다. 직원들은 자주 지원시설을 방문할 뿐 아니라 기술적 지원도 한
다. 이들 시설에 대한 무작위 선별 시찰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
다.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이런 경우 시찰에 앞서 허가를 받는다. 여
러 나라에서 이렇게 무작위 시찰을 할 수 없듯 북한도 마찬가지
다. 하지만 북한 정부로부터 시찰을 거절당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
다. 도로가 위험하다며 여행자제를 권유받은 적은 있었지만 이것
도 명령은 아니었다.

-- 한국민이 국내 민간단체를 통해 대북지원에 참여하는 것과 유니
세프를 통하는 것과 어떤 점이 다른가.

▲유니세프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원조달처에서 경매를 통해 물품
을 조달하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 한국에서 같은 물품을 구입하려
면 3배 이상 비쌀 것이다.

우리는 평양에 상주하기 때문에 북한의 상황과 지원 과정을 지켜
볼 수 있다. 유니세프는 이밖에도 한국 기업으로부터 1천80만달러
의 물품을 구입했다. 한국 기업에게도 여러 가지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앞으로의 대북 지원 방향은.

▲최우선 순위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북
한에 대한 개발지원이 필요하다. 사회간접자본 건설과 경제회복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개발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인도지원이 계속 이어지게 된다. 불행
히도 개발지원은 북핵문제같은 정치적 이슈에 영향을 받는다.

quintet@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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