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민간지원 흔들림없다" 2003-01-15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신년하례회 열려

김치관 기자 (tongil@tongilnews.com)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협력 사업을 펴고 있는 민간단체들의 연합
기구인 대북협력민간체협의회는 정치적 상황에 흔들림없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을 지속해나갈 것을 재확인했다.

15일 낮 12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중국음식점 하림각에서 27
개 소속단체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하례식을 갖고 이같은 의
견을 나눴다.

이 단체 회장인 최홍준 한민족복지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북
핵문제를 거론한 뒤 "대북협력 단체들은 정부와 북한 변수가 있어
도 꾸준히 북한 동족을 위해 헌신 봉사해야 할 것"이라며 "고려호
텔이 촛불을 켜고 식사할 정도로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고 들었
다"며 "이럴 때일수록 민간단체가 결속, 단합해 동족 사랑의 마음
이 뜨거워야 할 것이며 언론도 협력해서 동포 돕는데 마음을 모아
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초대회장이자 작년 연말까지 월드비젼 회
장을 역임했던 오재식 전 회장은 월드비젼이 국제지원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형평성을 지적받을 만큼 대북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하고 "민간단체는 정치에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며 "물자 원
조도 중요하지만 북한과 국제관계에서 민간단체의 목소리가 커져
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일 한민족복지재단 부이사장은 "북한 동포의 아픔을 내 자신
의 아픔으로 알고 나누자는 입장과 북한 체제에 책임이 있다고 보
고 북의 아픔을 우리와 관계가 없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고 분류하
고 "주리고 병들고 아픈 것을 같은 민족이 같이 나누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로 모였다"며 "국제정치에 민
족문제를 종속시켜서는 안되며 인도주의적 열정이 중단, 포기되어
서도 안된다는 신념"이라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참석자들은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이 정치적 상황에 구애
됨이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으나, 한국기독교총연
합회 북한동포돕기운동본부 조정해 본부장은 북한 주민이 굶주리
는 상태에서 핵을 개발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원물자가 지
방까지 고루 분배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건의해야 할 것이
라고 주의를 환기하고 나서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임기를 마친 오재식 월드비젼 전 회장과 국제옥수수재
단 임원택 사무처장에 공로패를 전달한 뒤 오찬을 나누며 단체별
작년 사업 성과를 나누고 신년인사를 나눴다.

사단법인 선한사람들(총재 조용기목사)의 조석인 사무총장은 탈북
자들을 대상으로 한 굿피플대학이 1년 과정을 마쳤다고 소개했으
며, 남북나눔운동(이사장 박종순 목사)의 강경민 사무처장은 연해
주에서 감자를 생산해 북 동포에 전달하는 사업을 성과적으로 진행
했다고 알렸고, 월드비젼 박창빈 사업본부장은 씨감자 생산 지원사
업 3년만에 5개 시설을 완료해 남북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농
업과학원에서 농업과학심포지움을 열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
홍단 현지지도시 이 시설이 부각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참가단체들은 신년에 추가되는 사업 계획도 부분적으로 밝혔는데
남북어린이어깨동무(공동대표 권근술) 이기범 사무총장은 평양에
설사클리닉을 전담할 어린이 영양증진센터 2층건물을 신축할 계획
이라고 밝혔으며, 원불교 이명신 교무는 3월부터는 평양에 국수 공
장을 건립한다고 전했으며, 새마을운동중앙회 황창영 팀장은 지원
한 4천마리의 병아리가 살아서 올 3월부터 계란이 생산될 예정이
며 산란종계장이 2월 7일 준공식을 갖는다고 전했고, 동북아교육문
화협력재단(이사장 김선희) 최청평 이사는 평양과학기술대학의 토
목공사를 상반기에 마치고 본격적인 건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
다.
이외에도 각 단체들은 사업 성과와 계획을 밝혔으며, 대북 지원사
업에 있어서 촉구하고 싶은 내용을 부분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이사장 심재식) 임종철 이사는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하는 단체들이 많은데 "금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피
를 나눈 동포로서 5천년을 살아왔는데 우월감을 갖는다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라며 "북을 대할 때 조심스러움이 필요하다"고 일
부의 우월감에 근거한 신중치 못한 행태를 지적했다.

결핵 퇴치사업을 벌이고 있는 유진벨재단의 인요한 사무총장은 "나
는 고장난 기계를 수리하는 에이에스(AS)맨"이라며 중고기계 위주
의 지원행태를 꼬집으며 꼭 새 기계를 지원할 것을 부탁하고 "대
북 지원을 시작할 때와는 분위기가 하늘과 땅 차이"라며 남한에 대
한 적대감이 없어졌으니 지방 방문을 많이 요구할 것을 촉구하기
도 했다.

사회를 맡은 한민족복지재단 김형석 사무총장은 "각 단체들은 힘
을 합치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보완관계에 있다"며 서로 격려와 협
력을 아끼지 말자고 당부하고 작년에 치렀어야할 `제4회 대북지원
을 위한 국제NGO대회`를 UN산하 기구들과 북한을 돕는 국제 NGO들
과 함께 올해 꼭 치러내자고 말했다.


한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대북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
내 민간단체들이 97년 결성하여 현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27
개 단체가 소속되어 있으며, 월드비젼에 이어 한민족복지재단에서
회장단체 역할을 맡고 있다.

북한 핵문제로 한반도의 위기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 열린 이날
신년하례회에서 흔들림없는 대북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주류를
이룸으로써 남북간 화해와 협력, 한반도 평화정착에서 민간단체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통일뉴스 200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