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환자의 X-레이 사진 (자료사진)

 

오는 3월 24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결핵의 날’ 입니다.  결핵은 치료가 쉽지 않은 질병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 만큼 개발도상국들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북한도 예외가 아닌데요, 북한의 결핵 실태가 어떤지, 또 결핵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김현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결핵이 어떤 질병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폐를 비롯한 인체의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전염성 질병입니다. 통상 폐에 균이 잘 침범하기 때문에 폐결핵이 가장 많은데요, 심장에 발병하면 심결핵, 척추에 발병하면 척추 결핵, 뇌에 발병하면 결핵성 뇌막염이 됩니다. 결핵은 영양과 위생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선진국들에서 보다는 주로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문) 결핵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기자) 일반적으로 가벼운 열과 함께 체중이 줄고, 몸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처음에는 감기 같은 증세가 오래 계속되다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정확한 발병 시기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 간호대학 부총장인 김미영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미영 교수] “제일 처음에는 약간의 미열과 오한이 오고요, 자주 피곤하고 체중 감소 증상이 납니다. 2~3주 동안 잦은 기침과 발열이 나면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 북한은 세계에서 결핵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지요. 얼마나 심각한가요?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의 ‘2013 세계 결핵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북한 내 결핵 발병자는 인구 10만 명 당 409 명입니다. 한국이 인구 10만 명 당 100 명인 것에 비하면 무려 4 배나 많은 수치입니다.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9 명에 달합니다. 또 북한의 전체 결핵 환자 수는 9만 2천여 명이고, 이 가운데 3만 2천여 명은 전염성이 강한 도말 양성환자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북한이 소말리아나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을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결핵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에서 결핵 치료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가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결핵 전문가인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게리 스쿨닉 교수가 지난 해 11월 결핵 치료를 돕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었는데요, 소수의 결핵 환자들만이 현대적인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결핵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적어도 6개월 동안 4가지 항생제를 투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자금이 부족해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문) 북한에서는 특히 다제내성 결핵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제내성 결핵이 뭐고, 또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요?

기자) 약물을 반복해서 복용하면 내성이라는 게 생기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약물이 아예 듣지 않거나 효력이 감소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다제내성 결핵은 이렇게 결핵 치료제에 대해 내성을 갖는 형태의 질병입니다. 대북 지원단체인 ‘유진벨 재단’의 스테판 린튼 회장이 지난 해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 확산 속도는 예상보다 심각합니다. 린튼 회장은 북한에 연간 3천 5백 명 정도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문) 다제내성 결핵이 왜 발생하나요?

기자) 일반 결핵약을 먹다가 중단했을 때 다제내성 결핵이 발생하는데요. 바로 이 때문에 결핵은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린튼 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스테판 린튼 회장] “약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그럽니다. 결국은 가족끼리 약을 나누어 먹다가 잘못하면 그 가문이 사라지죠. 다 죽습니다. 한 사람 약은 한 사람만 먹어야 되고 의료진이 원래는 환자 손에 약을 주고 가는 게 아니고 정말로 그 환자가 삼키는 것을 보고 가야 합니다.”

다제내성 결핵은 치료를 안 하거나 치료에 실패하면 환자의 60~70 퍼센트가 결국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문) 그럼 북한에서 다제내성 결핵 치료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다제내성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20알씩, 2년 동안 약 1만 4천600정의 알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또 첫 8개 월 동안은 매일 독성이 강한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하지만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처방약은 일반결핵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표준 처방보다 수 백 배 비싸기 때문에 북한 같이 가난한 나라에서 다제내성 결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시 린튼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스테판 린튼 회장] “우리가 실시하는 다제내성 사업에 비추어 본다면 아직 치료약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은 환자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관심하는 분야에서는 아직 끝이 보이지 않죠”

문) 그렇다면 결핵 예방, 그리고 일단 결핵에 걸렸을 때 완치를 위해 꼭 유념해야 할 사항이 어떤 건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 간호대학 김미영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미영 교수] “일단 환기를 잘 해야 하고요. 어린 아이는 BCG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하고요. 결핵 환자에 노출된 경우는 바로 피부반응 검사를 해서 감염이 의심되면 약을 복용을 해야합니다. 또한 영양이 좋아야 하는데요, 특히 단백질 섭취가 중요합니다.

김 교수는 단백질 섭취를 위해 적어도 하루 한 개의 달걀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문) 끝으로, 북한 정부 차원에서도 결핵 예방과 환자 치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결핵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만 잘 하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전반적인 면역 기능을 약화시켜 각종 합병증이 나타나 사망까지 이를 위험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이 상시적으로 결핵 진단과 검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을 각 지역에 최대한 많이 설치하고, 아울러 실력있는 의료진을 양성하는데도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