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 제10권1호 2004 봄(통권 제27호) pp.117-144 에 실린 글
입니다.

< 요 약 >

1.

이 글은 1990년대 북한 식량위기의 성격을 ‘식량위기에 따른 초과
사망자의 규모’와 ‘피해의 지역적 편차’라는 두 가지 변수를 가
지고 분석한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로는 1995년 이
후 북한당국이 발표한 공식 인구 및 식량 통계들이 이용된다.

2.

이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1장에서는 북한의 기근
(famine) 사망자 규모를 추정한 기존 연구들에 대해 살펴보고, 이
들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2장에서는 기존 연구
들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북한의 공식인구통계가 기근 사망자
규모 추정에 이용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한다. 3장에서는
이렇게 검토된 공식통계에 입각해 북한기근의 존재유무와 발생기
간, 기근 사망자의 규모, 지역별 피해격차 등을 분석한다. 4장에서
는 이상의 논의를 요약하고, 향후 북한기근의 연구방향과 관련해
그 의의를 간단히 언급하는 것으로 맺음말을 대신하다.

3.

이상의 논의를 통해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발견한다.
첫째, 북한의 식량위기는 1994-2000년간 유의미한 인구변화를 수반
하는 기근으로 발전하였다.
둘째, 북한의 공식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기근기간동안의 초
과 사망자 규모는 최소 25만 명, 최대 69만 명인 것으로 추정되었
다. 그러나 북한의 공식통계가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통계의 수
정 가능성’과 ‘부정확성’을 감안하면, 현수준에서 합리적이라
고 인정할 수 있는 초과 사망자 규모의 최대 추정 가능치는 117만
명까지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북한의 기근 사망자 규모가 1990년대 중반에만 300만에 이
를 것이라는 이른바 대기근說은, 이를 지지하는 추가적인 증거가
발견되기 전까지, 기각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넷째, 기근의 피해는 함경남도를 위시한 동북지역과 평안남도 등
서북지역에서 심각했던 반면, 황해남도를 포함한 서남지역과 평양
등 특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피해가 적었다.
다섯째, 기근으로 인한 실제적 고통은 25-117만 명의 초과 사망자
숫자가 나타내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도 적절한 여타의 기근 지표
들을 새로이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