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요약

자연재해 및 인재 등 재난 발생으로 인한 피해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전대비, 예방, 대응, 복구 등 일련의 재난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효율적인 재난관리를 위해서는 남북한의 협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재난관리의 개념 및 유형을 검토하여, 효율적인 재난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기본방향 및 과제를 분석하게 될 것이다. 남북한의 재난관리 협력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남북한의 재난관련 기구 및 역량 현황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검토하여 북한의 재난관리 역량 제고를 위한 협력사업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자연재해 관련 남북한 공동대비 및 대응이 요구되는 분야를 검토하고, 실제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요약

1. 재난관리 개념 및 체계

가. 재난관리의 개념

재난의 개념은 매우 다양하게 정의되기도 하나, 재난은 피해의 정도와 규모가 일정수준을 넘어서 사회적 의미를 갖게되는 재해의 경우를 지칭한다. 유엔기구들은 재난이란 "사회의 기본조직 및 정상기능을 와해시키는 갑작스런 사건이나 큰 재해로써 재해의 영향을 받는 사회가 외부의 도움 없이 극복할 수 없고, 정상적인 능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재산, 사회간접시설, 생활수단의 피해를 일으키는 단일 또는 일련의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재난발생의 추이는 과거의 자연적 요인 위주에서 점차 기술적 요인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재산피해보다는 인명피해와 이차적인 영향에 의한 사회적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재난의 원인 규명시 자연재해 혹은 인재로 명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사안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재난관리도 자연재해와 인위재해를 통합한 개념에서 출발하며, 사회적 파급효과의 최소화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재난관리(disaster management)란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극소화하기 위해 재해의 완화와 예방(Mitigation ＆ Planning), 대비와 계획(Preparedness ＆ Planning), 응급대응(Response), 복구(Recovery)에 관한 정책의 개발과 집행과정을 총칭하는 것이다. 재난관리상 4단계 내용을 살펴보면,

(1) 완화단계: 재난발생이전에 재난의 피해를 경감하기 위한 모든 행동으로 재난요인을 제거하려는 행위, 피해가능성을 최소화하는 행위, 피해를 분산시키는 행위를 총괄한다.

(2) 준비단계: 재난경감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난발생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경우에 재난발생을 예상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대응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3) 대응단계: 실제로 재난이 발생할 경우 수행하여야 할 조치로는 준비계획의 실행, 비상체제의 운영, 주민대피, 응급의료지원, 비상상황실 운영, 이재민의 수용과 보호, 긴급 대피소 운영, 인명수색과 구호 등 인간의 생명을 구하고 재산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4) 복구단계: 응급활동을 통해 재난의 혼란상태가 상당부분 안정되면, 재난전의 정상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로, 재난피해자와 재산에 대한 단기적 임시적 응급복구와 장기적 항구적 원상복구 또는 개량복구를 행하는 단계이다.

나. 재난관리의 유형

재난관리는 크게 재난의 발생원인에 따라 유형별로 구분하여 관리하는 재난유형별 관리방식과 모든 재난을 통합하여 관리하는 통합재난관리방식으로 구별된다. 일반적으로 유형별 재난관리방식이 점차 통합관리방식으로 변화되었다. 이는 과거에는 지진대책, 수해대책 등 재해유형에 따른 대응방식에 차이가 있었으나 재난관리가 모든 재해에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재 중심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단일화된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재난 대응에 여러 부처 및 다양한 차원(지방, 중앙정부)의 참여가 필요하며 각 단계 및 기관간의 협조관계 성패여부가 재난관리의 효과를 좌우하게 되었다. 또한 재난이 단순한 물리적 사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개념으로 부각됨에 따라 재난을 준비하고 대응하는데 있어 종합적인 제도화가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통합재난관리체제(Integrated Emergency Management System: IEMS)는 미국의 연방비상관리청(FEMA)이 운영하는 방식으로 재난관리상 모든 단계와 연방, 주, 시·군 등 모든 수준의 재난관리활동 및 모든 위험상황에 대해 FEMA가 총괄조정하는 제도이다.

2. 남북한의 재난관리현황

가. 남한의 재난관리 현황

남한의 재난관리는 재난규모별, 재난유형별, 재난발생사전·사후별로 관리조직과 내용이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전시에는 민방위행정체제로 운영되고, 평시에는 재해대책본부(자연재해)나 사고대책본부(인위재난)를 편성·운영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재난의 사전·사후로 구분 관리하여, 자연재난의 경우 재난발생 전에는 행정자치부의 방재국에서 계획 및 대비기능을 담당하고, 재난발생이후에는 재해대책본부에서 긴급대응 및 사후 복구기능을 담당하도록 되어있다.

중앙정부차원의 재난관리 행정조직은 민방위본부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통해 꾸준히 정비되었다. 1994년 12월 이전에는 민방위본부에 민방위국과 소방국만을 두고 있었으나, 동년 12월 개편을 통해 방재국이 1995년 11월에는 재난관리국이 신설·보강되었고 민방위본부도 민방위 재난통제본부로 개칭되었다. 정부는 민방위기본법에 재난관리를 포괄적인 개념으로 규정하고, 재난관리의 기본체제를 민방위에 두었다. 민방위기본법 제2조 1항에 따르면, 민방위란 "적의 침공이나 전국 또는 일부지방의 안녕 질서를 위태롭게 할 재난으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부의 지도 하에 주민이 수행하여야 할 방공, 응급적인 방재·구조·복구 및 군사작전상 필요한 노력지원 등 일절의 자위적 활동"을 지칭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민방위는 전시재난뿐만 아니라 풍·수해, 화재, 산불 등 각종 재난을 포괄하여, 국가민방위체제는 각종 국가적 위기사태를 관리하는 기본체제이다. 그러나 우리의 민방위체제는 실질적인 기능면에서 전시사태에 대한 역할을 중시하고 있으며, 자연재해와 인재의 관리는 독립된 부서로 하여금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자연재해대책 업무를 총괄·조정하고 재해대책에 관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기 위하여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두어 재해예방대책, 재해상황관리, 복구계획수립 시행, 방재 중장기 계획수립, 자연재해경감대책 및 국제협력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중앙재해대책본부와 관련된 방재국은 방재계획과, 재해대책과, 재해복구과 등 3개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지방에는 자치단체별 재해대책본부와 함께 시·도의 경우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건설교통국 치수과 방재계와 시·군·구의 경우 건설과 방재계가 재해대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나. 북한의 재난관리 현황

북한의 경우 전반적인 재난관리의 개념 자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1990년대 중반이후 지속된 자연재해로 인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실시되면서, 재난발생이후 응급구호와 복구, 예방을 위한 방안들이 부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1999년 국제적십자연맹의 후원으로 조선적십자회의 재난대처센터가 개설되면서 재난대처 체계가 재정비되기 시작하였다.

북한의 재난관리 현황을 이해하기 위해 북한의 원전에 나타난 재해 및 재난의 개념을 살펴보면, 재해와 재난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매우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다. 재해의 개념은 자연재해와 동일하게 사용되는 경향이 있으며 재난은 보다 광의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재난의 개념은 일제침략 및 민족의 분단상태 등 포괄적인 사회적 고통의 의미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핵전쟁 등 기술적 재해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경우 재난관리의 체계에 대한 명백한 법규정이나 체계가 드러나지는 않으며, 인력동원 및 대응체계의 경우에도 조선적십자회나 민간동원조직 및 군조직이 시기에 따라 활용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각 개별국가에서 적십자회의 조직이 재난시 활용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조선적십자회도 재난발생시 응급구호 등 주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5년 이후 지속된 국제사회의 지원창구 역할을 수행한 큰물피해대책위원회는 주로 외교통로 일뿐 재해대응의 실질적인 부서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3. 남북한 재난관리 협력 방안

가. 재난관리 협력사례

(1) 동서독사례

양독간의 재난관리협력은 동독 국경지역과 관련하여 이루어졌다. 분단으로 인해 내독간 접경지역 경제가 침체하고 생활조건이 열악해져 주민들이 이주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서독은 통일정책의 일환으로 접경지역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였다. 1973년 9월 20일 국경위원회에서 양측이 합의한 국경지역에서의 공동재난 방지협정이 체결되게 되었다. 동 협정에 따라 국경지역에서 화재, 홍수,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인간이나 가축에게 해를 주는 전염병이나 산림이나 농경지의 병충해 발생, 수자원의 오염 및 매연의 방출, 폭발물사고, 국경지역에서의 교통사고나 방사선 누출사고 등으로 상대지역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이를 상대방에게 신속히 알리고 공동대처 하기로 하였다.

1974년 양독간에 체결된 보건협정의 제2조는 이전에는 전염병 발생시 필요하면 세계보건기구(WHO) 활동의 일환으로 관련 정보를 전달하였으나, 이후에는 동서독 중앙 보건행정 당국간의 정기적인 정보교환을 통해 전염병 발생을 관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77년 예방보건에 관한 정보 및 의견교환에 합의하여 서독 노동·사회성 대표와 동독 보건성 대표의 회합을 통하여 질병 조기 발견 및 치료 등을 광범위하게 논의하여 정보 및 의견 교환을 계속하기로 합의하였다. 1979년에는 수의학 분야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여, 손실이 큰 동물질병의 예방·퇴치를 위한 협력, 동물 가공식품의 위생기준 보장에 필요한 전문적·행정적 협력 범위 마련, 상호 경험교환, 전문 정보제공, 직접 접촉의 가능성을 마련하였다.

(2) 지역단위 재난관리 협력

1989년 유엔 총회에서 1990년부터 1999년까지 10년을 세계 재난재해감축 기간(International Decade for Natural Disaster Reduction, IDNDR)으로 설정하면서,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재난관리협력의 필요성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매년 10%이상 재난 발생이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사회적 피해도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자연재해의 경우 특정지역에만 한정하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자연재해의 퇴치는 불가능하지만 사전대비에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협력이 강조되어 왔다. 재난관리 국제협력은 기존의 재난대응중심에서 재난감축으로의 인식전환을 반영하며, 예방문화를 제고하고자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즉 재난으로 인한 인명 및 재난피해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지역단위의 자연재해에 대한 취약도(Vulnerability)를 감소시켜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재해 자체는 위험요인(Hazard)이 될 수 있지만, 재난에 대한 사회경제적 대비상황에 따라 취약도(Vulnerability)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여 위험도를 완화(mitigation of hazard impact)하고, 취약도를 줄이는 것이 위험도 관리(risk management)의 주요 요소이다.

IDNDR은 과학기술을 활용한 재난감축 노력을 제고하기 위해 관련 기구들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지역단위의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재난예방 및 완화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세계은행도 재난감축을 빈곤퇴치의 주요한 요인으로 간주하여, 개발구호지원에 재난관리의 개념을 적용해 오고 있다. 1998년 7월 재난관리소(Disaster Management Facility)를 설립하고, 재난위험의 분석을 개발계획에 반영시키고, 효율적인 재난 예방 및 완화방안을 개별국가의 지원전략에 포함시키고 있다.

아시아재난대비센터(Asian Disaster Preparedness Center, ADPC)는 아시아-태평양지역내의 독보적인 재난관리관련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지역 내 재난관리제도화 및 정책개발, 인식제고에 크게 기여하여 왔다. ADPC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재난감축을 통한 안전한 지역사회 건립 및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립이후 정기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였으며, 아시아재난완화교육네트워크(Asian Disaster Mitigation Training Network, ADMIT)를 통해 지역 내 9개국 재난관리교육기관과 협력하여 재난관련 교육 협조체계를 마련하였다. ADPC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지역 내 재난관리능력 강화를 꾀하고 있으며, 한 예로 유럽연합인도국(ECHO)의 지원을 받아 동남아국가의 재난감축협조체계 구축(Partnerships for Disaster Reduction Southeast Asia, PDR-SEA)을 돕고 있다. 2001년 2월부터 1년 사업으로 실시되는 PDR-SEA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필리핀, 베트남 등 재난에 취약한 동남아 국가들로 하여금 자체적인 재난관리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역 내 정보 교환전략 개발, 국가별 재난관리기관 혹은 조정기구간의 협조체계 강화, 재난관리 훈련 데이터베이스 및 자료 개발 및 보완, 지역단위재난관리(Community-based Disaster Management) 분야의 실행주체들의 역량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재난감축센터(Asia Disaster Reduction Center)는 유엔의 자연재난감축(IDNDR)을 아시아 지역 내 협력을 통해 증진하고자 설립되었다. 1995년 일본 한신-아와지 지진이후 고베에서 열린 각료급 아시아재난감축회의에서 아시아지역 내 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지역 내 국가의 재난감축전문지식 교류, 각 국의 재난담당부서 및 재난관련 정보의 수집 및 제공, 국가 간 재난감축협력을 위한 연구 추진 등을 목표로 일본 고베에 소재하고 있다. 회원국으로는 아르메니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카자크스탄, 한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고, 미얀마, 네팔, 파푸아뉴기니아, 필리핀, 러시아, 싱가포르, 스리랑카, 타지키스탄, 태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23개국이며, 자문국으로는 호주, 프랑스, 뉴질랜드, 스위스 등 4개국이다. 각 국은 자국의 재난관리 조직체계 및 제도, 재난관리 현황, 재난관련 교육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나. 기본방향

첫째, 남북한이 전반적인 재난관리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재난관리는 부분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남북간에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재난관리차원에서 협력이 이루어지는 경우 단순한 일방의 지원이라기 보다는 쌍방이 협력으로 인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협력이 보다 장기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둘째, 남북간 재난관리협력은 이전의 재난발생이후 대응 및 복구단계에 치중하던 것에서 사전대비 단계로 변환되어야 하다. 1992년 기본합의서 남북교류협력부속합의서 제3장(인도적 문제의 해결) 15조 ⑤는 "남과 북은 인도주의 정신과 동포애에 입각하여 상대측 지역에 자연재해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서로 도우며...."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재난 발생이후 응급구호 성격으로 이루어지는 물자지원이 남북간 재난관리협력의 유일한 방식이었다. 1995년 북한의 수재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인도적 지원도 주로 식량 등 응급물자지원에 치중하여 왔다. 최근 들어 농업개발, 의료, 환경 등 분야에서 단순구호를 넘어서 개발구호 방식으로 변환되고 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지원이 북한이 요구하는 물자지원의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남북한 재난관리협력은 재난발생이후 응급구호 방식뿐만 아니라 재난관리의 전 단계에 걸쳐 다양하게 모색되어야 한다. 특히 재난의 사전예방(prevention), 재난피해의 최소화를 위한 완화(mitigation or reduction)단계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재난관리차원에서 면밀한 공동조사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남북한 재난관리협력을 국제기구 및 지역 재난관리사업의 틀을 활용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재난관리 동향을 파악하고, 북한 재난관리체계의 정비 및 보완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아시아지역 내 재난관리협력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북한의 재난관리 역량을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장기화되면서, 초기의 응급구호에서 북한의 역량강화를 위한 개발구호로의 전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아직도 단순물자지원에 치중하여 왔다. 향후 대북지원은 북한당국이 분야별 문제를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전문기술 및 인력교육을 위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개발구호사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재난관리의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

다섯째, 북한이 관심을 갖고 협의되어 온 분야를 중심으로 재난관리 협력을 구체화시키고, 남북간 재난관리 협력을 공고화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동서독의 사례에서와 같이 국경지역 공동재난 방지협정, 보건협정 등 기본적인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하여, 재난관리 협력의 분야를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 세부방안

(1) 산림조성사업

북한당국은 산림황폐로 인한 자연재해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산림조성사업(산림건설사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여 왔다. 그러나 당국이 추진한 다락밭 개간사업으로 인한 산림훼손뿐만 아니라, 최근의 경제난과 에너지난으로 인한 산림유실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집중호우시의 산사태, 홍수, 토양유실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북한의 산림조성사업은 기타의 대북지원 분야와는 차별되게, 분배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없고 산림복원을 통한 환경보호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폭 넓은 국민적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북한이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협력이 가능한 분야이기도 하나, 산림조성사업이 단기적으로 보다 시급한 정책사안에 밀려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연료문제의 해결 없이는 실질적인 산림조성사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산림조성사업을 위한 물자 및 기자재지원뿐만 아니라 참여인력들에 대한 식량지원도 동시에 병행되어야 한다.

(2) 수방사업

임진강유역은 최근 수년간 남북 모두 수재로 인한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으로 매년 수해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임진강 수계를 제대로 치수하지 못한 데 그 원인이 있으나, 임진강이 남북을 관류하고 있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어느 일방의 치수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북상호협력 하에 치수 등의 문제를 해결하여야 하며 향후 개성공단 등 접경지역개발에 대비해 용수공급시설을 확충해야할 필요성도 예상됨으로써 수해방지사업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남북협력사업으로 평가되었다.

우리 정부는 향후 북측과의 협의를 통해 임진강 공동수해방지사업을 위한 남북공동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임진강과 주변지역의 강수량, 하천수위 등 수방대책을 위한 정보를 남북간에 교환하고, 강우 및 수위 관측소를 설치하여 홍수 예보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하천정비, 제방축조, 다목적댐 건설을 통한 용수공급 및 수력발전 등의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북간의 공동조사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한 체계적인 수해방지 대책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수자원의 공동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3) 공동방역

현재까지 남북간 공동방역의 필요성이 제기된 분야는 금강산 솔잎혹파리 공동방제와 휴전선일대 말라리아 방역사업이다. 북한당국에 따르면 금강산지역 솔잎혹파리 피해면적은 3,000ha로 알려지고 있다. 1999년 2월부터 한국수목보호연구회는 북측 금강산관광총회사와 협의를 진행하였으며, 5월 북측이 100ha분 방제 약제 및 기자재 지원을 공식으로 요청함에 따라 공동방제가 추진되었다. 이후 2000년 5월부터 양측은 400ha 추가방제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북측은 1,000ha 약제지원을 요청하였고 북측의 소극적 태도로 협의가 중단되었다. 강원도는 2000년 12월 19일 북측 민경련과 금강산지역 솔잎 혹파리방제사업 등 3개 사업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2001년 3월부터 북측과 남북공동조사 및 시범공동방제, 방제범위(약제지원)에 대해 5차례 협의 후 5월 22일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북측이 자체조사결과를 주장하면서, 남북공동조사는 거부하여 합의되지 못했다.

접경지역 말라리아 방역이 남북협력의 관심사로 제기되었으며, 정부는 2001년 세계보건기구를 통해 북한지역 내 말라리아 방역사업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남북간 직접협력을 통한 전염성질병 방역대책은 논의되지 못하였다. 독일의 경우에는 보건협정을 통해 중앙 보건행정 당국간의 정기적인 정보교환을 통해 전염병 발생을 관리하였으며, 가축의 경우에도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방역 및 퇴치를 위해 협력하였다.

남북간 인적 및 물적교류가 증대되면서, 양 지역의 전염성 질환이 단기에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도 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 중앙보건행정당국은 전염성 질환의 발생에 대한 정보교환 및 의료지원, 동·식물의 방역 및 퇴치에 대한 정보 및 기술교환을 위한 논의를 통해 관련 협력의 틀을 제도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Ⅰ. 서론

Ⅱ. 재난관리 개념 및 체계

1. 재난관리 개념

재난의 개념은 매우 다양하게 정의되기도 하나, 미 연방비상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은 "재난이란 통상 사망과 상해, 재산피해를 가져오고 또한 일상적인 절차나 정부의 자원으로는 관리할 수 없는 심각하고 규모가 큰 사건으로 이러한 사건은 보통 돌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부문조직이 인간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고 복구를 신속하게 하고자 할 때 즉각적이고 체계적으로 효과적인 대처를 하여야 하는 사건"¹⁾으로 규정하고 있다. 재난은 사회적 영향력의 정도에 있어서 단순한 재해와는 구별된다. Fritz는 "재난은 어떤 사회나 비교적 자족적인 사회조직에 심대한 피해를 입혀서 그 사회구성원이나 물리적 시설의 손실로 인해 사회구조가 교란되고 그 사회의 본질적인 기능수행이 장애를 받게되는 사건으로서, 우연적이거나 통제 불가능하며 시·공간상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실제적 또는 위협적 사건"²⁾으로 정의하며, Kreps는 "재난이란 사회나 그 구성조직이 물리적 피해나 손실 또는 일상적 기능의 장애를 받게되는, 시·공간상에서 관측 가능한 사건으로서, 이러한 사건의 원인과 영향은 사회구조와 사회의 작동과정에 관련된다"³⁾고 설명하였다. 또한 유엔기구들은 재난이란 "사회의 기본조직 및 정상기능을 와해시키는 갑작스런 사건이나 큰 재해로써 재해의 영향을 받는 사회가 외부의 도움 없이 극복할 수 없고, 정상적인 능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재산, 사회간접시설, 생활수단의 피해를 일으키는 단일 또는 일련의 사건"⁴⁾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재난은 피해의 정도와 규모가 일정수준을 넘어서 사회적 의미를 갖게되는 재해의 경우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재난발생의 추이는 과거의 자연적 요인 위주에서 점차 기술적 요인이 증가하고 있으며, 재산피해보다는 인명피해와 이차적인 영향에 의한 사회적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자연재난(natural disasters)은 지진, 화산폭발, 산사태, 눈, 태풍, 가뭄 등 자연현상에 기인한 재해를 말한다. 이에 반해 인위재난(man-made disasters)은 인간의 잘못된 기술이용 혹은 부주의로 발생한 재해를 의미하며, 시설물사고, 화재, 폭발, 오염, 원자력사고, 전쟁, 소요사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실제로 재난의 원인 규명 시 자연재해 혹은 인재로 명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사안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재난관리도 자연재해와 인위재해를 통합한 개념에서 출발하며, 사회적 파급효과의 최소화가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현행 재난관리법 제2조 2항은 재난관리를 "재난발생의 위험성을 제거하고, 재난발생 시 피해의 수습과 복구를 행하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난관리(disaster management)란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극소화하기 위해 재해의 완화와 예방(Mitigation ＆ Planning), 대비와 계획(Preparedness ＆ Planning), 응급대응(Response), 복구(Recovery)에 관한 정책의 개발과 집행과정을 총칭하는 것이다.⁵⁾ 재난관리상 4단계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완화단계: 재난발생이전에 재난의 피해를 경감하기 위한 모든 행동으로 재난요인을 제거하려는 행위, 피해가능성을 최소화하는 행위, 피해를 분산시키는 행위를 총괄한다. 재해관리를 위한 장기계획의 마련, 위험요인조사를 통한 위험지도 작성, 안전기준의 설정, 재해취약지구에 대한 개발제한 등이 재난완화 및 경감조치에 해당한다.

(2) 준비단계: 재난경감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난발생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경우에 재난발생을 예상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대응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즉 재난상황에 적절한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비상연락망과 통신망을 정비하여 유사시 조기경보시스템을 갖추고, 대국민 홍보와 훈련을 실시한다.

(3) 대응단계: 실제로 재난이 발생할 경우 수행하여야 할 조치로는 준비계획의 실행, 비상체제의 운영, 주민대피, 응급의료지원, 비상상황실 운영, 이재민의 수용과 보호, 긴급 대피소 운영, 인명수색과 구호 등 인간의 생명을 구하고 재산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사전에 긴급대응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실제로 집행 시 많은 부분들이 수정보완 되어야 한다.

(4) 복구단계: 응급활동을 통해 재난의 혼란상태가 상당부분 안정되면, 재난전의 정상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로, 재난피해자와 재산에 대한 단기적 임시적 응급복구와 장기적 항구적 원상복구 또는 개량복구를 행하는 단계이다.

Petak은 재해의 진행과정과 대응활동에 따라 나누어지는 위의 4단계가 통합관리되어야 하며, 각기 고유한 기능을 지닌 하부체제들이 필요한 활동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⁶⁾ Rubin은 각 단계가 상호작용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위기상황과 같은 재정적·기술적 고려와 함께 정치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⁷⁾ McLoughlin은 조직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이나 조건을 재난으로 정의하면서, 미국의 통합재난관리와 같이 연방·주·지방의 협조 하에 순환과정을 통해 행정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이 주가 된 재난관리 모형을 제시하였다.⁸⁾ 또한 그는 재난관리에서 환경탐색과 정보수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표 2.2.1 재난관리방식별 장단점 비교

2. 재난관리 유형

가. 미국의 재난관리체계

미국은 1803년 뉴햄프셔주 대화재 이후 의회에서 연방정부가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지원하도록 하는 재난관리지원법안을 통과시킨 이래 1950년 연방재난법(Federal Disaster Act) 통과, 1961년 국방부산하에 민방위청(Office of Civil Defense) 설립, 1970년 재난구제법령(Disaster Relief Act) 통과, 1974년 연방재난지원부(Federal Disaster Assistance Administration) 등을 거쳐 1979년 연방비상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을 설립하여 연방차원에서 재난관리체제를 마련하였다. 이는 민방위, 자연재해, 인위재난의 예방, 구조, 복구의 책임이 6개 기관에 분산되었던 것을 연방비상관리청을 중심으로 자연재해 및 인위재난, 전쟁으로 인한 피해 등 모든 종류의 재난·재해에 대해 연방정부차원에서 신속한 대응을 수행하고자 마련되었다. 연방비상관리청은 국가태풍대비 프로그램, 침수위험지구 관리 프로그램, 관련 기관들과의 재난·재해 대비 훈련 프로그램 등 인위재난 및 자연재해 발생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에 따라 각 지역별로 필요한 활동을 수행케 하고 있다.⁹⁾ 또한 연방비상관리청의 활동은 연방정부부처와 적십자로 구성된 비상구호기능대표단(ESFLG)과 상호 협조 하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민간단체 및 자원봉사자들도 연방비상관리청의 통제에 따라 지원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재난·재해에 대한 실질적 대응활동은 피해발생지역 지방정부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차원의 안전관리체계는 지방정부의 실질적 관리계획에 의해서 효과성이 결정되나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모든 위험을 예방, 대응, 수습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재난·재해가 광범위하고 심각하여 발생지역 지방정부의 대응능력에 한계가 있을 때, 주정부가 다양한 조직과 인력, 장비 등을 지원하고 이를 조정하도록 되어 있다. 주정부차원에서 부족할 경우 주지사는 대통령에게 '주요 재난 선포(A Major Disaster Declaration)'¹⁰⁾를 건의하고 연방정부차원의 지원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연방재난관리계획(Federal Response Plan)에 따라 연방차원의 재난체계가 이루어진다.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다양한 공공기관 및 자원봉사단체에 의해서 구난활동이 이루어지고, 공식적으로 연방 또는 주정부차원의 지원활동이 선언되지 않았더라도 지역의 구난활동에는 연방정부와 주정부로부터 인력과 장비가 재난·재해현장에 투입된다.¹¹⁾

지방정부(County/City government)차원에서는 상설행정조직인 비상관리국(Emergency Management Agency)이 재난관련 업무수행을 전담하여, 관할지역내 재난·재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의 사전파악, 재난·재해상황 대비계획의 수립, 재난·재해발생 가능지역의 정보수집·관리, 재난·재해발생시 자원의 동원·운용을 위한 사전계획의 수립, 구난지원 요청시의 행정절차 마련, 재난·재해피해의 측정 및 보고를 담당한다. 비상운영센터(Emergency Operating Center)는 재난·재해 발생시 각 지방정부의 장이 설치하는 비상상황실로 해당지방의 보안관을 중심으로 대응활동과 관련하여 지방, 주, 연방정부에서 파견된 기관 및 인력으로 구성된다. 이는 재난·재해발생 후 실질적인 구난활동을 총괄, 직접 구난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구난활동을 행정적·관리적 차원에서 통합·조정한다. 현장지휘체제(Incident Command System)는 구난활동에 참여한 다양한 조직과 구성원을 통합지위, 조직간의 주도권 다툼 및 월권행위를 방지, 구조팀의 임무와 운영원칙을 명확히 하여 인적차원의 효율적 배치를 통한 구난활동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주(State)차원의 지원체제를 살펴보면, 재난·재해 발생시 해당지역 지방정부는 재난재해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주 비상사무국(Office of Emergency Services)에 지원을 공식 요청한다. 주정부는 공식적으로 긴급대응활동에 참여하며, 심각성에 따라 주지사에게 '비상상황(A State of Emergency)' 선포를 요청한다. 주 비상운영센터는 지방정부의 대응활동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지역간의 상호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실제로 현장대응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으로는 국가비상구조협의회(NENA:National Emergency Number Association)¹²⁾, 재난의료지원단(DMAC: 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¹³⁾, 미국적십자사¹⁴⁾, 경찰 등이 포함된다. 기타 비상관리 관련 협의체로는 미중부지진협의체(Central U.S. Earthquake Consortium)¹⁵⁾와 아마추어 무선통신 동호인들의 자원봉사단체(Amateur Radio Emergency Services: ARES), 통신관련 전문가들의 자원봉사를 위한 협의체 (Disaster Relief Communications Foundation: DRCF) 등 자원봉사단체 협의체가 포함된다.

FEMA¹⁶⁾의 임무는 "포괄적이고 위험도에 근거한 비상관리 프로그램(완화, 대비, 대응 및 복구)을 통해 모든 형태의 위험으로부터 생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고 국가의 주요 사회구조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대통령직속으로 설립된 재난재해관리 전담기관으로, 현재 본부, 10개의 지방사무소, 기타 산하기구에서 상근하는 직원의 수는 2,600여명이며, 주요 재난 시에는 임시직, 예비직, 자원봉사자 등 4,000여명이 참여하게 된다. 140여 개의 비상관리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관리·조정하고, 주요 재난재해 복구에 사용되는 중앙정부 보조금의 재원이 되는 대통령 직속의 재난재해구조기금을 관리한다. 또한 재난재해 및 비상사태와 관련되는 제반 기획, 대피훈련, 피해경감, 대응 및 복구지원 등 업무를 관장하고, 지방정부와 긴밀한 협조아래 재난·재해 발생시 기술적 지원과 교육, 연방비상대응계획(Federal Response Plan: FRP)을 통한 연방정부차원의 지원조정 등 주요 업무 수행하도록 되어있다.

재난관리가 지방정부와 주정부의 능력을 넘어서는 경우 연방지원이 실시되며, 대부분의 경우 재난복구시 공채와 보조금 형태로 제공하는 재정적 지원에 그치게 된다. 그러나 대형재난(catastrophic disaster)의 경우 연방 각 부처의 자원을 동원하게 된다. 연방자원들은 28개 연방 각 기관과 적십자사 등에 의해 제공되며, 분야별 비상지원기능(Emergency Support Functions)에 따라 표 2.2.2에서와 같이 12개 주요분야에서 주무기관(Primary Agency)과 보조기관(Supporting Agency)이 협조하여 주와 지방정부의 수습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자원동원계획을 규정하고 있다.¹⁷⁾

연방의 현장수습지원 활동은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연방조정관(Federal Coordinating Officer)에 의해 조정되며, 비상현장수습팀(Emergency Response Team)에 의해 제공되며, 이들은 재난현장 가까이에 있는 재난현장사무소(Disaster Field Office)에서 일한다.

표 2.2.2 미국의 재난관리체계도

표 2.2.3 미국의 분야별 비상지원기능

표 2.2.4. 미국의 부처별 재난관리업무분담체계도

비상관리협조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안전관리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방기관, 주·지방정부, 자원봉사단체, 기타 사적단위들과 비상관리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연방비상관리청은 유관기관 및 관련단체와의 협조체제에 따라 모든 재난 재해상황을 고려한 위험기반(Risk-Based) 비상관리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연방비상관리청은 워싱턴 본부와 전국 지방사무소 및 기타 관련기관들을 연결하는 국가비상정보관리시스템(National Emergency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NEMIS)을 구축하여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NEMIS는 크게 재난·재해상황 관리·통제 시스템, 위험분야(방사능, 항공운항관리, 지진, 기상 등)별 정보시스템, 현장비상대응조직(911구조대, 응급의료지원단 등)별 정보시스템으로 구성된다. 국가비상관리정보시스템의 기능은 ① 관련 기관들간의 사고발생 정보공유 및 초동대응 조정, ② 피해정도의 예비평가 조정, ③ 주지사의 지원요청 관리, ④ 공통 Tool(소프트웨어)을 활용한 비상대응 및 복구관리, ⑤ 의연품 관리 조정, ⑥ 자원봉사자의 관리 조정, ⑦ 주정부의 정보시스템과의 정보교환, ⑧ 관련지침의 On-Line 검색, ⑨ 역대 사고대응관련 기록의 저장 및 유사사고 관련정보 검색을 포함하고 있다. NEMIS는 기존의 FEMA 교환망, LAN 및 WAN 위에 구현되며 이를 통한 여러 연방기관, 주, 자원봉사자 및 사설기관들이 상호연계를 위해 상업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들을 채용함으로써 개방성과 호환성을 극대화하고자 하고 있다.

재난관련 교육훈련 및 연구조직으로는 국립비상교육본부(National Emergency Training Center)와 비상관리연구원(Emergency Management Institute)이 있다. 국립비상교육본부는 재난·재해관리 프로그램을 개발·설계·운영·평가할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며, 간부요원을 위한 교육(Master Trainer Program)을 담당한다. 비상관리연구원은 국립비상교육본부의 하부기관으로 안전관리활동과 관련된 정부 부서·자원봉사단체·사기업체의 인력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 및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¹⁸⁾

재난시 미국 정부의 대응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는가에 평가는 재난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1989년 카리브해 허리케인에 대한 대응은 실패로 평가되며, 1990년 사우스 캐롤라이나 홍수의 경우에는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재난의 규모보다는 관료적 가치(bureaucratic norms)와 비상시 가치(emergent norms)간의 괴리정도에 따라 대응의 효율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¹⁹⁾ 재난복구의 성패는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라 대중의 인식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정부가 재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경우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실패한 것으로 인식하며,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정부의 대응체제에 대해 장기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곤경²⁰⁾에 처하게 된다.

연방비상관리청은 연방기관으로는 소규모(재정, 인력)이며, 자원부족으로 대규모 재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²¹⁾ 또한 기관의 임무도 다소 애매하여, 대부분의 계획·자원·활동 등이 미국에 대한 핵공격에 대비한 것이며, 1982∼1992년까지 연방비상관리청은 자연재해 대비보다 핵공격 대비에 12배 이상의 예산을 사용하여 왔다. 내부적인 문제점으로는 고위직이 정치적 임명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자주 교체되고 재난에 대한 전문성을 결여하여 일관되고 효율적인 운영에 차질이 있어왔다. 외부적인 문제점으로는 연방비상관리청의 책임체계가 불명확하며, 관련부처의 협조 없이는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역재난조직은 주지사의 명령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연방비상관리청의 경우 24개 의회위원회와 소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나. 일본의 재난관리체제

일본은 1885년 전국적인 대재해 발생을 계기로 재난체제를 마련하기 시작하였고, 빈번한 자연재해를 계기로 안전관리체계를 비교적 잘 정비하여 왔다. 특히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이후 재해관련 법률과 조직을 재정비하였다. 일본은 국토청 방재국이 재난관리를 총괄하고, 각 성 및 청에서 관련업무를 담당한다. 유관기구로는 중앙방재회의, 도도부현방재회의, 시정촌방재회의가 있고, 지정행정기관과 지정공공기관에서 재난관련업무를 분담하여 수행하게 된다. 재난발생시에는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여 응급대책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과 긴급조치계획의 실시를 담당하고 관련기관 및 단체는 방재계획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 실질적인 현장활동은 소방, 경찰, 자위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표 2.2.5. 일본의 재해대책체계

표 2.2.6. 일본의 재해대책기구

중앙방재회의는 종합적인 방재행정을 위해 재해대책을 조정·결정하는 기관으로, 방재기본계획의 작성과 실시 및 방재기본방침, 방재시책 조정, 비상재해에 관한 조치 등에 관하여 총리대신을 자문하는 총리부의 부속기관이다. 일반적으로 재해발생시 시정촌이 일차적인 대응을 하도록 되어있지만, 정부, 관계성·청, 지방공공단체가 긴급재해대책을 강력하게 총괄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 재해규모를 감안하여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한다.

지방정부의 재해대책은 일차적으로 시정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각 도도부현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을 반영하여 총괄·관리하고 있다. 평소에 도도부현의 자치단체는 방재계획 및 행정, 시정촌의 방재행정 전반에 관한 지도·조언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재해발생시 소방·무선 시설을 이용하여 긴급대책·복구대책업무를 수행하며, 자주방재조직을 육성·지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일본은 「방재에 관한 연구개발 기본계획」에 근거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방재관련 과학기술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과학기술청 산하에 1963년 설립된 방재과학기술센터가 1990년 방재과학기술연구소로 개명하고, 방재과학기술의 연구·자료수집·정리·제공과 대형내진 실험시설, 대형강우 실험시설의 장비공용 및 유동연구관의 파견과 객원연구관을 초청하여 연구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 밖에도 건설성산하의 토목연구소와 국립하천정보센터도 수해와 지진 등에 대비한 연구 및 표준화된 정보제공을 실시하고 있다.

표 2.2.7. 일본지정행정기관의 응급조치 내용 및 관련 법률

표 2.2.8. 일본의 재해발생 단계별 재해대책

표 2.2.9.재난관리체제비교

위의 표에서와 같이 미국과 일본은 다른 재난관리체계를 갖고 운영되고 있으나, 재난의 일차적인 대응은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Ⅲ. 남북한의 재난관리 현황

1. 남한의 재난관리

남한의 재난관리는 재난규모별, 재난유형별, 재난발생사전·사후별로 관리조직과 내용이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전시에는 민방위행정체제로 운영되고, 평시에는 재해대책본부(자연재해)나 사고대책본부(인위재난)를 편성·운영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재난의 사전·사후로 구분 관리하여, 자연재난의 경우 재난발생 전에는 행정자치부의 방재국에서 계획 및 대비기능을 담당하고, 재난발생이후에는 재해대책본부에서 긴급대응 및 사후 복구기능을 담당하도록 되어있다.

현행 재난관리체제는 표 3.1.1, 3.1.2, 3.1.3에서와 같이 재난의 유형별로 예방 및 수습의 주무부처를 지정하고 있다. 표 3.1.3이 보여주듯이 자연재해의 경우 자연재해대책법에, 인위재난은 재난관리법에, 전시재난은 민방위기본법에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재난규모별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대형재난을 중심으로 중앙정부중심의 관리체제를 형성하고, 재난유형별 다원적인 권리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표 3.1.1. 재해분류별 관리체제

표 3.1.2 재난유형별 관리체계

표 3.1.3 재해·재난 대응체계

중앙정부차원의 재난관리 행정조직은 민방위본부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통해 꾸준히 정비되었다. 1994년 12월 이전에는 민방위본부에 민방위국과 소방국만을 두고 있었으나, 동년 12월 개편을 통해 방재국이 1995년 11월에는 재난관리국이 신설·보강되었고 민방위본부도 민방위 재난통제본부로 개칭되었다. 정부는 민방위기본법에 재난관리를 포괄적인 개념으로 규정하고, 재난관리의 기본체제를 민방위에 두고 있다. 민방위기본법 제2조 1항에 따르면, 민방위란 "적의 침공이나 전국 또는 일부지방의 안녕 질서를 위태롭게 할 재난으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부의 지도 하에 주민이 수행하여야 할 방공, 응급적인 방재·구조·복구 및 군사작전상 필요한 노력지원 등 일절의 자위적 활동"을 지칭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민방위는 전시재난뿐만 아니라 풍·수해, 화재, 산불 등 각종 재난을 포괄하여 국가민방위체제는 각종 국가적 위기사태를 관리하는 기본체제이다. 그러나 우리의 민방위체제는 실질적인 기능 면에서 전시사태에 대한 역할을 중시하고 있으며, 자연재해와 인재의 관리는 독립된 부서로 하여금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자연재해대책 업무를 총괄·조정하고 재해대책에 관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기 위하여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두어 재해예방대책, 재해상황관리, 복구계획수립 시행, 방재 중장기 계획수립, 자연재해경감대책 및 국제협력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중앙재해대책본부와 관련된 방재국은 방재계획과, 재해대책과, 재해복구과 등 3개과 3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²²⁾ 또한, 지방에는 자치단체별 재해대책본부와 함께 시·도의 경우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건설교통국 치수과 방재계에 5∼6명, 시·군·구의 경우 건설과 방재계에서 2∼3명이 재해대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표 3.1.2와 3.1.3에서와 같이 중앙민방위협의회의 분과위원회로서 본부장을 행정자치부장관으로 차장을 행정자치부차관 및 건설교통부차관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21개부처 국장급 23명을 본부위원으로 두고 있다. 또한 행정자치부장관 소속하에 재해대책위원회를 두어 재해대책업무를 추진하고 방재기본계획 심의 및 각급 방재계획을 보완 조정토록 하고 있으며, 본 위원회의 위원장은 행정자치부장관, 부위원장은 행정자치부차관이 되고 재정경제부차관 등 13개부처 차관과 사계전문가 등 23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는 6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를 여름철 재해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시·도와 유관부처상황실간의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24시간 상시근무체제로 기상특보와 재해상황에 따라 3단계로 재해상황에 대처한다.

표 3.1.4 방재체제

표 3.1.5 중앙재해대책본부 조직도

재해대책본부는 평상시에는 행정자치부·기상청·한국전력·수자원공사 관계관 5명이 근무하다가 호우주의보 등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준비체제로 들어가 행정자치부·기상청 등 4개 기관 16명이 합동근무하고, 호우 및 태풍 등의 경보발령 시에는 경계체제에 돌입 행정자치부·국방부 등 14개 기관 33명이 합동근무하도록 되어있다. 전국적인 규모의 재해발생 시에는 비상체제로 전환하여 건설교통부 등 20개 기관 49명이 합동근무를 하면서 재해에 대한 신속한 종합상황관리 체계를 유지한다.

포대류, 묶음줄 등 수방자재를 시군구별로 최근 10년 간 평균사용량을 기준으로 지역실정과 재해발생 빈도를 고려하여 적정량을 비축한다. 응급복구용 장비의 경우에도 최근 10년 간 최대 피해상황²³⁾을 감안하여 소요량을 산정하고, 관용장비는 물론 유관기관 및 민간보유 장비도 관리자와 사전협의 후 지정하고²⁴⁾, 특히 침수피해 시 쓰레기, 분뇨 등을 조기에 처리할 수 있도록 집계차, 청소차, 분뇨차 등을 필히 지정 확보한다. 침수피해 발생시 인접지역의 분뇨처리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사전협의하고, 즉시 사용 가능한 임시 쓰레기 적환장을 지정 확보한다. 양곡, 비상식량 등을 시군구별 최근 5년간 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지역실정과 재해발생 빈도를 감안하여 산정하고 부패 등 변질 우려가 있는 양곡류나 내구연한이 짧은 의류 등 구호물자는 현금으로 확보한다. 살균제, 살충제, 우물소독약, 예방주사약 등 방역물자는 보건복지부 재해대책 방역물자 비축 기준에 따라 우기 전에 전량 확보하고 지난해 보관분은 금년도 일반 방역약품으로 사용한다. 이재민 발생에 대비하여 학교, 교회 등 건물 소유주 또는 관리자와 사전 협의 지정하고, 수용시설의 규모에 따라 이재민 대피 및 수용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재해대책 요원의 업무능력 배양과 재해사전 대처능력 제고를 위해 중앙단위, 시도자체, 민방위교육과 연계한 전파교육 방식으로 실시하며, 주민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한다. 기상 및 재해유형의 다변화에 따른 대응능력을 제고하고, 지역단위 자주 방재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전산훈련을 포함한 토론방식의 도상훈련과 시나리오에 의거한 실제훈련을 실시하도록 되어있다.

인위재난의 경우에는 교통안전, 건설안전, 노동 및 산업안전, 가스안전 등 사안별로 해당관청에서 관장하다가 잇따른 대형사고로 인해 체계적인 관리가 시도되어 왔다. 1993년 국무총리 훈련 제280호 「재해의 예방·수습에 관한 훈령」의 발효로 각종시설에 대한 관리 주무부처를 지정하고,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범부처적으로 실시하는 중요시설물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 및 사후조치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무총리훈령 제302호(1994.10.27)에 의거 중앙안전점검통제회의 및 통제단을 설치하였다. 또한 각 중앙부처에 중앙안전점검대책반을, 지방자치단체 및 특별행정관청에는 지방안전점검대책반을 설치·운영하였다. 이후 1995년 7월 재난관리법의 제정으로 현행 인위재난 관리체계가 마련되었다. 즉 중앙 각 부처의 안전대책추진을 총괄·조정·지원하는 기능을 갖는 심의기구인 중앙안전대책위원회와 사고의 수습·복구 및 보상문제 등을 해결하는 집행기구인 중앙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게 되었고, 시·도 및 시·군·구에는 실질적인 사고예방 및 수습을 위해 지역안전대책위원회와 지역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게 되어 있다. 구조구난을 전담하기 위해 행정자치부, 시·도, 시·군·구에 긴급구조구난본부를 설치하여 각 본부에 통제관을 임명하고, 소방·군·경찰 등 유관조직을 총괄지휘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재난에 관한 전문연구를 위해 1997년 5월 27일 대통령령 제15382호에 의거 국립방재연구소를 설립하고, 9월 2일 국립방재연구소를 개소하였다. 국립방재연구소는 행정자치부산하 국가기관으로, 호우·태풍 등 자연재해 기초자료 수집 및 실용화 연구, 재해피해 예측 프로그램 개발 및 과학적 대처방안 연구, 재해경감을 위한 각종 국제기구와의 국제교류협력 증진, 지진발생시 효과적인 대처방안 연구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1998년 12월 29일 한국방재협회를 개소하여 민간협조체계의 틀을 재정비하고자 하였다. 한국방재협회는 각 연구기관에서 국소적으로 조사·연구되고 있는 방재과학 연구결과를 체계적으로 실용화하고 정착화시키기 위해 산·학·연·관 상호협력체제를 강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방재협회는 전국적인 방재정보 및 전문인력에 대한 네트워크와 방재산업의 표준화 육성을 위해 방재와 관련된 학술·연구분야 종사자와 관련단체가 참여하는 총체적인 국가방재체제의 구축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재난사태의 경우 긴급한 지원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일사불란한 군의 지휘체계를 통해 신속한 자원의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의 사례에서와 같이 재난관리에 대한 군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재난발생시 군의 민간에 대한 지원은 인명구조에 최우선을 두어 왔으며, 중앙 또는 지방재해대책본부의 인명구조 요청이 있을 시에는 선지원하고, 후보고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또한 피해복구를 위한 군의 병력 및 장비 지원은 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2. 북한의 재난관리

농업을 두고 말한다 하여도 우리는 이전과 같이 해마다 재해로 말미암아 안전한 수확을 예견할수 없었던 그러한 뒤떨어진 농촌경리가 아니라 농민들이 일하기도 헐하며 재해를 모르고 언제나 많은 수확을 낼 수 있으며 식량과 공업원료를 원만히 보장할수 있는 선진적인 농촌경리로 전변시키려는 것입니다.²⁵⁾

재난의 개념은 일제침략 및 민족의 분단상태 등 포괄적인 사회적 고통의 의미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핵전쟁 등 기술적 재해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날 일본제국주의침략자들은 거의 40년 동안이나 조선을 강점하고 우리 인민에 대한 착취와 억압을 강화하기 위하여 조일 량국 인민들사이에 불화의 씨를 뿌리면서 민족적 갈등과 적대관계를 백방으로 조장하였습니다. 아세아대륙에 대한 일제의 침략정책은 일본인민들을 포함한 수많은 아세아인민들에게 커다란 고통과 재난을 가져다주었습니다.²⁶⁾

분렬된 조국을 통일하는것은 우리 민족의 재난을 가시며 재일동포들의 운명에서도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하는 력사적위업입니다.²⁷⁾

과거 일제통치시대에 평양은 홍수의 범람으로 인하여 자주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1923년과 1942년의 대수재는 우리 평양시민들의 비통한 추억을 자아내게 하는 력사의 한페지입니다. 1942년의 대수재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였으며 2,000여정보의 경지와 1,000여호의 가옥이 류실되고 도로와 농작물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일제침략자들은 조선인민을 가혹하게 압박하고 착취하는것을 일삼았을뿐이고 조선인민이 당하는 고통과 재난에 대하여서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²⁸⁾

남북조선의 분렬은 특히 남조선인민들의 생활에 헤아릴수 없는 불행과 재난을 가져다주고있습니다.²⁹⁾

제국주의자들의 전쟁정책과 핵무기증강책동으로 말미암아 오늘 지구우에는 핵전쟁의 검은 구름이 무겁게 드리우고있으며 인류는 핵전쟁의 위협에 직면하여있습니다. 핵전쟁을 방지하지 못하면 인류는 돌이킬수 없는 재난과 참화를 겪게 될것입니다. 인류의 생존과 문명을 위협하는 핵전쟁은 어떻게 하나 방지되여야 하며 평화는 반드시 유지되여야 합니다.³⁰⁾

재해의 유형별로는 자연재해와 로동재해가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자연재해의 경우에는 아래에서 언급되는 바와 같이 가뭄, 풍수해, 냉해, 산사태 등이 있다. 또한 잘못된 농사법으로 인한 피해를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인위적 재해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에 우리 나라에서는 혹심한 가물에 뒤이어 수십년래의 긴 장마가 계속되고 례년에 없는 큰 홍수가 졌으며 또한 태풍이 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당의 령도 밑에 우리 인민이 몇 해 동안 큰 힘을 넣어 위력한 관개체계를 확립하고 치산치수사업을 하여놓은 결과 우리는 올해에 혹심한 가물과 큰 풍수해를 능히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농민들과 농촌을 지원하여 나선 로동자, 사무원, 학생을 비롯한 전체 인민들의 불요불굴의 투쟁에 의하여 모든 재해가 성과적으로 극복되였으며 알곡 500만톤고지를 점령할수 있는 대풍작이 확고히 내다보이고있습니다.³¹⁾

그런데 농업부문지도일군들은 올해에 주관주의적으로 강냉이를 일찍 심으라고 내리먹여 봄에 랭해를 입게 하였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강냉이를 하지때 뒤그루로 심어도 됩니다. 강냉이를 너무 일찍 심으면 봄에 랭해를 받을뿐아니라 잘 자라지 않아 수확이 떨어지게 됩니다. 강냉이를 단작하면서 무엇때문에 일찍 심으라고 볶아쳐서 랭해를 입게 하겠습니까. 올해에 강냉이농사를 잘하진 못한 것은 전적으로 인위적인 재해입니다. ³²⁾

로동재해는 산업재해와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산업재해의 예방을 위한 안전규정 준수 등을 위한 교육과 함께, 작업장내 안전시설 정비 및 환경조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날 일본제국주의자들은 조선로동자들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착취하겠는가 하는데만 몰두하였지 로동보호안전시설을 구비하는데는 전혀 관심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무고한 조선로동자들이 로동재해로 수많이 희생되였거나 불구자로 되였습니다... 우리는 로동보호안전시설을 완비하는데 특별한 관심을 돌려야 하며 여기에 그 무엇이든지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로동자들속에서 로동안전교양을 일상적으로 진행하여 그들로 하여금 로동안전규정을 자각적으로 지키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와 같이 하여 광산들에서 한 건의 사고나 로동재해도 나지 않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³³⁾

국가기관, 기업소, 사회협동단체는 로동안전시설과 고열, 가스, 먼지 등을 막고 채광, 조명, 통풍 등을 잘 보장하는 산업위생조건을 갖추며 그것을 끊임없이 개선완비하여 로동재해와 직업성 질환을 미리 막으며 모든 근로자들이 안전하고 문화위생적인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³⁴⁾

자연재해의 경우에는 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수해에 대비하여 산림조성사업이 강조되어 왔다. 1977년 토지법³⁵⁾에서 산림건설사업이 '대자연개조사업'으로 규정되면서, 국토관리기관들은 산림방제사업, 보호림 조성, 사방야게구조물 설치사업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또한 사로청조직들을 이용하여 산림조성사업을 실시하도록 유도하였다.³⁶⁾ 또한 자연재해에 대비한 예비물자 및 수송체계 준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한랭전선의 영향으로 자연재해와 같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벌어질수 있다는것을 예견하고있어야 합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나라들에서는 한랭전선의 영향으로 혹심한 자연재해를 입고 아우성치고있습니다. 지난해 겨울에도 미국에서는 혹심한 강추위가 들이닥치고 많은 눈이 내려 전국의 교통이 마비되였으며 여러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것과 같은 대혼란이 일어났습니다... 계절적 영향과 자연재해를 이겨내기 위하여서는 철도부문에서 수송조직을 잘하여 더 많은 짐을 미리 실어다주어 공장, 기업소들에서 물자의 예비를 조성해 놓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물자예비를 조성해놓지 않으면 자연재해와 같은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에 큰 혼란이 일어날수 있습니다.³⁷⁾

다음으로 기자재공급계획을 세우는데서의 결함은 기자재의 예비를 마련할 것을 예견하지 않고 기자재를 빡빡 다 긁어서 쓰도록 계획을 세우는 경향입니다. 예비가 없으니 어느 한곳에서 자연재해나 그밖의 뜻하지 않던 사고가 일어나도 그것을 해결할 수 없게 하며 이것으로 하여 다른 부문의 생산에도 지장을 주고있습니다. 한 부문의 사고가 곧 다른 부문의 사고를 일으키며 그것이 또 다른 부문의 사업에 지장을 주어 결국 전반적인민경제발전에 혼란을 가져다줍니다.³⁸⁾

재난발생시 효율적인 대처를 위한 유선방송체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유선방송은 인민들을 교양하는데서뿐아니라 자연재해가 나거나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소식을 빨리 알리는데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선방송체계를 세워놓으면 그것을 통하여 인민들을 교양도 하고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사람들을 통일적으로 지휘도 할수 있습니다.³⁹⁾

이와 같이 북한의 경우 재난관리의 체계에 대한 명백한 법규정이나 체계가 드러나지는 않으며, 인력동원 및 대응체계의 경우에도 조선적십자회나 민간동원조직 및 군조직이 시기에 따라 활용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각 개별국가에서 적십자회의 조직이 재난시 활용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조선적십자회도 재난발생시 응급구호 등 주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5년 이후 지속된 국제사회의 지원창구 역할을 수행한 큰물피해대책위원회는 주로 외교경로 일뿐 재해대응의 실질적인 부서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조선적십자회는 1946년 10월 18일 '북조선적십자사'로 설립되었으며 1948년 현재의 조선적십자회로 개명됐다. 조선적십자회 규약에는 이 단체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조선적십자회는 인민들의 대중적 사회단체로서 부강한 민주주의적 조선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고 국제적십자 조약에 기준하여 인민들의 보건, 문화생활의 향상과 전쟁 및 재난시의 피해자 구조사업을 실시하며 나아가서는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하여 투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⁴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1956년 2월 2일 조선적십자회를 국가적십자사로 인정했으며, 적십자관례상 국제적십자연맹(IFRC)의 북한지역 내 재난사업을 담당하는 실행파트너이다. 조선적십자회는 1명의 위원장을 비롯해 10여명의 부위원장과 상무위원, 1명의 서기장이 있으며 국제부, 동포사업부, 문화선전부, 조직계획부, 출판보도부 등을 두고 있다. 하부 조직으로 평양, 개성, 남포직할시와 9개 각 도에 위원회가 있으며, 325,000명의 자원봉사자를 두고 있다. 이는 다시 200개 시·군 위원회로 세분되며, 최고집행기구는 사무총장격인 서기장이 보고하도록 되어 있는 중앙위원회이다. 조선적십자회의 주요 사업과 활동은 생명 보호, 보건 및 응급서비스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고, 8,000개 이상의 응급처치소를 북한 전지역내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도 조선적십자회는 실종자 추적서비스, 청소년 활동 및 국제인도법의 보급을 맡고 있다.

북한은 1999년 4월 23일 국제적십자연맹의 후원으로 「조선 적십자회 재난 대처센터」를 개관하게 되었다.⁴¹⁾ 중앙통신은 "이 센터가 개관됨으로써 조선 적십자회는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자연 재난에 제때에 대응하고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으며 재난대처 일꾼 양성 을 비롯한 우리(북) 적십자회의 인적, 물적 자원조성을 한 계단 올려 세울 수 있게 되었다"고 보도하였다. 국제적십자연맹의 재난대응 및 대비(disaster response and preparedness) 사업은 재난에 대비한 응급구호물자의 확보 및 이를 저장하기 위한 창고의 건립, 관련 인력의 재난대응 교육 등에 치중하고 있다. 이는 조선적십자회의 효율적이고 신속한 재난 대응 능력 강화, 적절한 대비활동 및 교육기회 부여를 통해 재난의 영향에 대한 지역단위의 취약도 축소, 적십자를 통한 국가차원의 재난계획체계의 수립을 유도하여 중앙 및 지역단위 지도체계 및 대응기능을 제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북한의 재난관련 조직으로는 노동적위대가 있다. 북한은 군인, 사회안전원 등을 제외한 전 주민을 민간 군사조직(예비군)에 편성하여 후방 동원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는데 북한의 예비군 조직은 크게 붉은 청년근위대, 교도대, 노농적위대로 구분되어있다. 이중 노농적위대는 1959.1.14 창설되었으며 17∼60세의 남자 및 17∼30세의 미혼 여성중 현역군과 교도대에 편성되지 않은 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400여 만명에 이르고 있다.⁴²⁾ 부대 편성은 행정단위별로 당 민방위부에서 통합 운영하고 있는데 각급 직장의 부서 및 인민반별로 단위제대를 편성하고, 리-동 단위에 중대 및 소대, 시-군-구역단위는 연대-여단, 도-직할시 단위에 사단급으로 편성되어 있다. 노농적위대의 임무를 보면 전-평시 총체적인 후방지역 방어와 함께 주요시설 경계, 재난복구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정규군의 작전지원 및 민방위대 역할 등을 담당한다. 이들에 대한 군사훈련은 당 민방위부 주관 하에 자대훈련 120시간과 동원훈련 120시간 등 연 240시간 실시하고 있는데 최근 경제난으로 식량을 구하러 다니는 직장 무단 결근자나 유랑, 걸식 주민들이 증가함에 따라 훈련 불참자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민방위훈련은 적의 공습이나 재난 등 유사시에 대비하여 당 민방위부의 통제 하에 전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훈련으로 시·군·구역 단위별로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대피·소개훈련 및 등화관제 훈련 등과 1년에 2회(봄, 가을) 도, 시·군 또는 전국적 단위로 실시하는 민방위 종합훈련이 있다. 북한의 민방위훈련 진행동향을 보면 대피·소개훈련은 경보발령과 동시에 주민들이 쌀·의약품 등이 든 배낭을 휴대하고 소개, 대피소로 이동하여 정치사상교양 및 전시 행동요령 등에 대한 교육 후 귀가하고 있다.

민방위 종합훈련은 경보전파·대피·갱도점령·피해복구훈련 등을 종합적으로 실시하는데 교도대·노농적위대·붉은청년근위대는 비상소집후 각개전투·수류탄 투척 등 진지점령훈련과 야간 경계근무를 2-3일간 실시하며, 일반 주민들도 경보전파 즉시 대피소로 소개, 대피소 내에서 식사해결은 물론 각종 전쟁대비 교육 및 피해복구 훈련을 실시한 후에 통상 새벽에 귀가한다

북한의 경우에도 대규모 인력동원 차원에서 군의 재난구조 및 복구활동에 대한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대규모 건설사업에서 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나타나고 있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 제0051호'는 인민무력부에서 청류다리 2단계 공사와 금릉2동굴을 노동당 창건 50돌(95.10.10)까지 건설할 것, 정무원(현 내각)에서는 건설에 요구되는 설비와 자재를 제때에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이러한 명령을 통해 재해대비 건설활동에서 군의 역할이 증대되었다.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는 '선군시대를 빛내이는 자랑찬 창조물들'이라는 제목으로 북한군이 건설한 경제시설들을 소개했다. 청년전위는 북한군이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던 지난 1995년 이후 '혁명적 군인정신'을 발휘해 수 십 개의 중요한 경제시설들을 건설했다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청류다리와 금릉2동굴을 비롯해 개천-태성호 물길공사, 안변청년발전소, 태천발전소, 평양-향산 관광도로 등을 들었다.⁴³⁾

농업성은 '큰물(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계획 및 집행을 담당하여 농촌지역 재해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즉 농업성은 가뭄 피해현장에 설치했던 양수기를 원래 있던 양수장에 설치해 수리하고 있으며 기술이 뛰어난 양수기 운전공을 새로 배치하는 일을 맡고 있다. 또한 농업성의 직원들은 특히 홍수에 견디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저수지 둑과 방수로, 취입수문, 배수갑문 등 관개시설을 일일이 파악한 후 정비하며, 이외에도 침수로 인한 농경지 유실이나 매몰을 예방하기 위해 논밭 두렁 보강,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로 정비, 저수지와 해안방조제, 하천정리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왔다.⁴⁴⁾

재난관리와 관련 있는 조직은 관련법률에서 추론해 볼 수 있다. 관련 법률로는 1986년 4월 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된「환경보호법」, 자연환경보호에 관한 1977년의 「토지법」, 생활환경보호에 대한 1980년의 「인민보건법」, 산림훼손으로 인한 잇다른 수해발생에 따라 북한은 산림에 대한 보호와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1992년 제정된 산림법 등이 있다.

관련법에 따라 재난에 대한 지도관리체계를 크게 감독사업부문·조직지도사업부문·지도관리협조부문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조직지도사업부문에 있어서 통일적 지도는 조선노동당 영도하에 정무원(현 내각)이 주도하고 있다. 내각산하 국토환경보호성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감독사업은 국토관리기관과 부문별 해당 권한 있는 감독기관이 담당하고 있다. 해당 중앙기관과 국토관리기관, 지방정권기관, 단체 및 기업소들은 문제 상태를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년차별 계획을 세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와 관련하여 국토계획기관과 해당 설계심사기관은 환경보호의 요구에 맞게 기상수문조건과 지형조건, 해양조건 같은 것을 따져보고 주민지구와 산업지구를 정하며 보건기관, 기상수문기관 및 해당전문기관과 합의한 기술과제와 설계에 대해서 심사준비하여야 한다. 정무원(현 내각)은 국가적인 감시체계를 세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교육기관과 출판보도기관은 여러 가지 형식과 방법으로 관련 과학지식보급과 대중교양사업을 진행하며 각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를 널리 소개 선전하여야 한다.

셋째, 지도관리협조는 관련기관은 해당기관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때에 제공하여야 하며, 국가계획기관, 노동행정기관, 자재공급기관, 지도기관, 재정은행기관과 지방정권기관은 물질기술적 토대를 강화하고 필요한 노력, 설비, 자재, 자금을 보장하도록 되어 있다.

최근 북한은 재난방지 등 기상예보의 경제 사회적 활용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기상수문국 중앙예보연구소의 기상수문자료 종합봉사체계 컴퓨터망 구축에 관한 보도 등 최근 북한의 기상예보는 컴퓨터 도입 활용, 기상예보 횟수 확대 등을 통해 기상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⁴⁵⁾ 1946년 기상예보를 총괄하는 기상수문국을 설립한 북한은 90년대 이후 세계기상기구(WMO)와 중국 등의 지원으로 기상장비 현대화에 주력해 오고 있으나, 국가간 기상정보 교류 소홀과 기상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정책 결정자들의 인식 부족 등으로 북한의 기상예보는 날씨와 같은 기상상황 만을 단순 전파하는 소극적 수준에 머물러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언론들은 대상지역을 광범위하게 잡아 주로 6∼7월 가뭄·태풍 등 주요 계기에만 기상예보를 내보내면서 앞으로의 날씨를 예측하기보다는 전날 날씨에 대한 결과 보도에 치중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기상예보를 통해 재난방지, 농업 및 공업용수 대책, 수송대책 등 경제사회적 활용이 가능한 방향으로 실리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기상위성수신소가 WMO의 정지위성과 궤도위성인 GMO, NOAA 등으로부터 기상자료를 입수하고 27개 지방 관측소가 실제 관측을 실시한 다음 기상수문연구소 및 중앙예보연구소에서 수치예보기법으로 이를 분석해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을 통해 기상예보를 보도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북한은 매년 「국토관리 총동원기간」(3∼4월, 10∼11월)을 설정하여 생활환경개선 및 산림 보존·강하천 정리 등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Ⅳ. 남북한 재난관리 협력 방안

1. 재난관리 협력사례

가. 동서독 사례

양독간의 재난관리협력은 동독 국경지역과 관련하여 이루어졌다. 분단으로 인해 내독간 접경지역 경제가 침체하고 생활조건이 열악해져 주민들이 이주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서독은 통일정책의 일환으로 이 지역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였다.⁴⁶⁾ 1971년 8월 5일 당시 브란트 정부는 접경지역 지원법(Zonenrandferungsgesetz)을 통과시켜 국경지역 개발을 위한 법적 기초를 마련하였다.⁴⁷⁾ 국경지역에 대한 재정지원은 크게 투자보조금 지원(Investitionszulage), 세제상 특혜, 사회간접자본 구축지원, 주택건설지원, 사회·문화시설확충지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⁴⁸⁾그밖에도 국경통과를 용이하게 하고, 국경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경지역에서의 협력사업이 모색되었다.

1973년 9월 20일에는 국경위원회에서 양측이 합의한 국경지역에서의 공동재난 방지협정이 체결되게 되었다. 동 협정에 따라 국경지역에서 화재, 홍수,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인간이나 가축에게 해를 주는 전염병이나 산림이나 농경지의 병충해 발생, 수자원의 오염 및 매연의 방출, 폭발물사고, 국경지역에서의 교통사고나 방사선 누출사고 등으로 상대지역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이를 상대방에게 신속히 알리고 공동대처 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또한 국경통과로 인해 수자원 관리·이용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주민들의 식수나 공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합의하였다.

표 4.1.1. 관련 대동독 이전지출 분야와 내용

1972년 12월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한 이후 서독은 문화, 체육, 과학, 기술분야 교류 확대에 관심을 보인 반면, 동독은 체제를 크게 개방하지 않아도 되는 보건분야 교류에 관심을 보였다. 이로 인해 1974년 동서독은 보건협정(Gesundheitsabkommen)을 체결하였으며, 1975년 서독은 보건협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보건협정의 제2조는 이전에는 전염병 발생시 필요하면 세계보건기구(WHO) 활동의 일환으로 관련 정보를 전달하였으나, 이후에는 동서독 중앙 보건행정 당국간의 정기적인 정보교환을 통해 전염병 발생을 관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77년 예방보건에 관한 정보 및 의견교환에 합의하여 서독 노동·사회성 대표와 동독 보건성 대표의 회합을 통하여 질병 조기 발견 및 치료, 장애인의 의학적·교육적·직업적·사회적 재활 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논의하여 정보 및 의견 교환을 계속하기로 합의하였다. 1979년에는 수의학 분야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여, 손실이 큰 동물질병의 예방·퇴치를 위한 협력, 동물 가공식품의 위생기준 보장에 필요한 전문적·행정적 협력 범위 마련, 상호 경험교환, 전문 정보제공, 직접 접촉의 가능성을 마련하였다.

나. 지역단위 재난관리 협력

1989년 유엔 총회에서 1990년부터 1999년까지 10년을 세계 재난재해감축의 기간(International Decade for Natural Disaster Reduction, IDNDR)으로 설정하면서,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재난관리협력의 필요성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⁴⁹⁾ 이에 따라 안전한 세계를 위한 요코하마 전략: 자연재해 예방, 대비, 완화 및 행동 지침(Yokohama Strategy for a Safer World: Guidelines for Natural Disaster Prevention, Preparedness and Mitigation and its Plan of Action)과 21세기 안전한 세계: 위험 및 재난감축(A Safer World in the twenty-first century: risk and disaster reduction)⁵⁰⁾이 발표되었으며, 이는 1999년 9월 제네바 포럼에서 비준되었다. 또한 포럼은 재난감축을 위한 제네바 지침(Geneva Mandate on Disaster Reduction)을 채택하게 되었다.⁵¹⁾ 1999년 유엔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난감축을 위한 국제전략(International Strategy for Disaster Reduction, ISDR)을 지속하고, 국제협력의 틀인 기구간 실무단이 임명되었다. 기구간 협력을 위해 의장은 인도국의 부사무총장이 맡고, 사무국은 ISDR실장이 맡도록 하였다. 관련 유엔기구로는 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al Organization), 유네스코(UN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국제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유엔개발계획(UN Development Programme),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 Programme),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세계은행(World Bank, 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이 있다. 지역단위로는 유럽의회(Council of Europe), 아시아재난대비센터(Asia Disaster Preparedness Centre), 아프리카연합기구(OAU), 미주간국가기구(OAS)/자연재해감축에 관한 미주간 위원회(Inter-American Committee on Natural Disaster Reduction), 남태평양 실용지구과학위원회(South Pacific Applied Geoscience Commission), 독립국가연방간 의회(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Inter-State Council), 러시아연방 민방위, 비상사태 및 재난재해퇴치부(EMERCOM of Russia) 등이 있다. 민간과 비정부간 기구로는 국제적십자연맹, 국제민방위기구(International Civil Defence Organization), 일본정부의 재난대비담당자도 참여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매년 10%이상 재난 발생이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사회적 피해도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1999년 한 해만해도 700개 이상의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여, 10만 여명이 사망하고 10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였다. 또한 자연재해의 경우 특정지역에만 한정하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자연재해의 퇴치는 불가능하지만 사전대비에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협력이 강조되어 왔다.⁵²⁾ 재난관리 국제협력은 기존의 재난대응중심에서 재난감축으로의 인식전환을 반영하며, 예방문화를 제고하고자 하는데 있다. 즉 재난으로 인한 인명 및 재난피해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지역단위의 자연재해에 대한 취약도(Vulnerability)를 감소시켜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재해 자체는 위험요인(Hazard)이 될 수 있지만, 재난에 대한 사회경제적 대비상황에 따라 취약도(Vulnerability)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재난의 위험도(Risk)는 재난의 발생가능성 즉 특정재해가 미치는 경제사회적 영향으로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여 위험도를 완화(mitigation of hazard impact)하고, 취약도를 줄이는 것이 위험도 관리(risk management)의 주요 요소이다.

IDNDR은 과학기술을 활용한 재난감축 노력을 제고하기 위해 관련 기구들과 협력하고 있다. 즉 기상학, 수문학(hydrologics), 해양학, 지구과학 등 관련 과학기술분야의 참여 제고를 통해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역단위의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재난예방 및 완화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세계은행도 재난감축을 빈곤퇴치의 주요한 요인으로 간주하여, 개발구호지원에 재난관리의 개념을 적용해 오고 있다. 1998년 7월 재난관리소(Disaster Management Facility)를 설립하고, 재난위험의 분석을 개발계획에 반영시키고, 효율적인 재난 예방 및 완화방안을 개별국가의 지원전략에 포함시키고 있다.⁵³⁾

유럽연합인도국⁵⁴⁾은 재난대비를 위해 동남아지역과 중미, 카리브지역에서 조기경보협조체제의 강화(재난사전예측, 경보발령, 구조기관 연락체계), 실험프로젝트의 시행⁵⁵⁾(취약계층의 문화적, 사회경제적 환경에 적합한 재난예방 기술적용), 지역역량제고(재난대응능력 향상, 지역주민, 지역기관 및 민방위기구간의 협력제고) 방안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재난대비센터(Asian Disaster Preparedness Center, ADPC)는 1986년 아시아기술대학(Asian Institute of Technology)의 부설연구소로 출발하여 1999년에 국제법인으로 독립하였다. 그 동안 ADPC는 아시아-태평양지역내의 독보적인 재난관리관련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지역 내 재난관리제도화 및 정책개발, 인식제고에 크게 기여하여 왔다.⁵⁶⁾ ADPC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재난감축을 통한 안전한 지역사회건립 및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립이후 정기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지난 14년 간 각 국의 중견급이상 재난관리 담당공무원, 비정부기구요원, 학계 및 사계의 관련자 등 2,5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여, 지역 내 재난관리협력체계 구축에 공헌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아시아재난완화교육네트워크(Asian Disaster Mitigation Training Network, ADMIT)를 통해 지역 내 9개국 재난관리교육기관과 협력하여 재난관련 교육 협조체계를 마련하였다.⁵⁷⁾ ADPC는 1995년부터 아시아 재난관리소식지(Asian Disaster Management Newsletter)를 발간하여 재난관리관련 정보교환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지역 내 재난관리능력 강화를 꾀하고 있으며, 한 예로는 유럽연합인도국(ECHO)의 지원을 받아 동남아국가의 재난감축협조체계 구축(Partnerships for Disaster Reduction Southeast Asia, PDR-SEA)을 돕고 있다. 2001년 2월부터 1년 사업으로 실시되는 PDR-SEA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필리핀, 베트남 등 재난에 취약한 동남아 국가들로 하여금 자체적인 재난관리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역 내 정보 교환전략 개발, 국가별 재난관리기관 혹은 조정기구간의 협조체계 강화, 재난관리 훈련 데이터베이스 및 자료 개발 및 보완, 지역단위재난관리(Community-based Disaster Management) 분야의 실행주체들의 역량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⁵⁸⁾

아시아재난감축센터(Asia Disaster Reduction Center)는 유엔의 자연재난감축(IDNDR)을 아시아 지역 내 협력을 통해 증진하고자 설립되었다. 1995년 일본 한신-아와지 지진이후 고베에서 열린 각료급 아시아재난감축회의에서 아시아지역 내 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지역 내 국가의 재난감축전문지식 교류, 각 국의 재난담당부서 및 재난관련 정보의 수집 및 제공, 국가 간 재난감축협력을 위한 연구 추진 등을 목표로 일본 고베에 소재하고 있다.⁵⁹⁾ 회원국으로는 아르메니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카자크스탄, 한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고, 미얀마, 네팔, 파푸아뉴기니아, 필리핀, 러시아, 싱가포르, 스리랑카, 타지키스탄, 태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23개국이며, 자문국으로는 호주, 프랑스, 뉴질랜드, 스위스 등 4개국이다. 각 국은 자국의 재난관리 조직체계 및 제도, 재난관리 현황, 재난관련 교육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다양한 유형의 재난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비노력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동북아포럼(Northeast Asia Forum)이 동북아 지역 재난관리 협력에 관심을 갖고, 서울에서 재난완화대책관련(Emerging Disaster Mitigation Solutions in the 21st Century)학술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⁶⁰⁾

2. 기본방향

다섯째, 북한이 관심을 갖고 협의되어 온 분야를 중심으로 재난관리 협력을 구체화시키고, 남북간 재난관리 협력을 공고화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동서독의 사례에서와 같이 국경지역 공동재난 방지협정, 보건협정 등 기본적인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하여, 재난관리 협력의 분야를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3. 세부방안

가. 산림조성사업

북한당국은 산림황폐로 인한 자연재해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산림조성사업(산림건설사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여 왔다. 그러나 당국이 추진한 다락밭 개간사업으로 인한 산림훼손뿐만 아니라, 최근의 경제난과 에너지 난으로 인한 산림유실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⁶¹⁾ 이로 인해 집중호우시의 산사태, 홍수, 토양유실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북한이 1997년 12월 유엔개발계획에 식량생산 및 식량안보를 이루기 위해서는 연간 4억불규모의 재정이 필요하다며, UNDP에 "농업복구 및 환경보호(Agricultural Recovery and Environmental Protection: AREP)"에 초점을 맞춘 원탁회의 개최를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1998년 5월 제네바에서 진행된 AREP 1차 원탁회의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에 1998∼2000년간 3억 달러의 개발지원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1998년 11월 동북아산림포럼은 북한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의 산림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기 위해 창립되었으며, 1998년 11월 '북한의 농업복구 및 환경보호 프로젝트 ' 1차 원탁회의 후속회의에서 1차로 75만 달러를 단계적으로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동북아산림포럼은 북한산림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범국민운동체(가칭) '평화의 숲'을 3월 27일을 창립하였고, 4월 북경에서 북한의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측과 훼손된 북한 산림 복구사업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였다. 4월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소나무류 종자 500kg, 휴대용 분무기 1,000대, 전정가위 4,000조, 비닐2톤, 양묘장에 쓸 비료 등을 요청하자, 5월 북측이 요청한 물자 중 1차 분을 전달하였다. 이후 남북간 임업협력을 위한 전문가회의 개최, 금강산 및 평양 등 북한산림시찰을 위한 방북이 이루어졌다.⁶²⁾ 또한 동북아산림포럼은 2001년 6월 UNDP/FAO의 AREP 양묘장 복구사업에 참여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즉 동북아산림포럼은 AREP가 북한내 14개 양묘장 긴급복구지원 사업⁶³⁾ 및 농업지원을 통한 환경보호 능력 구축을 위해 1998년 11월 제네바원탁회의에서 결정된 사업 중 2개지역 지원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북한의 산림조성사업은 기타의 대북지원 분야와는 차별되게, 분배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없고 산림복원을 통한 환경보호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폭 넓은 국민적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북한이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⁶⁴⁾ 적극적인 협력이 가능한 분야이기도 하나, 산림조성사업이 단기적으로 보다 시급한 정책사안에 밀려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연료문제의 해결 없이는 실질적인 산림조성사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산림조성사업을 위한 물자 및 기자재지원뿐만 아니라 참여인력들에 대한 식량지원도 동시에 병행되어야 한다.

나. 수방사업

임진강유역은 최근 수년간 남북 모두 수재로 인한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으로 최근 3년 간 하류지역인 우리측에서만 232명이 사망 또는 실종하였으며, 1조 6천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북측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1999년 한 해 동안에도 주택붕괴 수십만 호, 농경지 침수 수십만 정보의 피해가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임진강유역에서 매년 수해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임진강 수계를 제대로 치수하지 못한 데 그 원인이 있으나, 임진강이 남북을 관류하고 있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어느 일방의 치수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북상호협력 하에 치수 등의 문제를 해결하여야 하며 향후 개성공단 등 접경지역개발에 대비해 용수공급시설을 확충해야할 필요성도 예상됨으로써 수해방지사업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남북협력사업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따라 1999년 8월 11일 정부는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대한적십자사 정원식 총재 명의의 서한을 북측에 보내 임진강유역의 홍수방지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접촉을 제의한 바 있다. 남북은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임진강 수해방지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하였으며, 김용순 특사 방문시에는 남북공동으로 조사를 실시, 구체적 사업계획을 마련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2000년 12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도 임진강 공동수해방지사업의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2001년 2월 21일-24일 평양에서 남북임진강수해방지실무협의회를 개최하였다. 이를 통해서 조사단 구성 및 대상, 방법 등에 의견 접근을 보였으나, 구체적 조사 시점, 홍수 예·경보 시설 설치 및 왕래절차 등 세부사항은 판문점 문서교환 방식과 제2차 실무협의회를 통해 계속 협의하기로만 합의하였다. 이후에도 제5차 장관급회담에서 남북공동조사단을 구성하여 2001년 11월중 임진강유역에 대한 공동조사 실시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와 같이 북측도 기본적으로 임진강 수해방지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진전은 이루어지지 못한 실정이다.

우리 정부는 향후 북측과의 협의를 통해 임진강 공동수해방지사업을 위한 남북공동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임진강과 주변지역의 강수량, 하천수위 등 수방대책을 위한 정보를 남북간에 교환하고, 강우 및 수위 관측소를 설치하여 홍수 예보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하천정비, 제방축조, 다목적 댐 건설을 통한 용수공급 및 수력발전 등의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북간의 공동조사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한 체계적인 수해방지 대책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수자원의 공동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다. 공동방역

현재까지 남북간 공동방역의 필요성이 제기된 분야는 금강산 솔잎혹파리 공동방제와 휴전선일대 말라리아 방역사업이다.

북한당국에 따르면 금강산지역 솔잎혹파리 피해면적은 3,000ha로 알려지고 있다. 1999년 2월부터 한국수목보호연구회는 북측 금강산관광총회사와 협의를 진행하였으며, 5월 북측이 100ha분 방제 약제 및 기자재 지원을 공식으로 요청함에 따라 공동방제가 추진되었다. 이에 따라 6월 약제 및 기자재 지원이 이루어졌으며, 99ha는 북한당국이 자체 방제를 실시하였고 1ha에 대해 공동방제가 실시되었다. 이후 2000년 5월부터 양측은 400ha 추가방제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북측은 1,000ha 약제지원을 요청하였고 북측의 소극적 태도로 협의가 중단되었다. 솔잎혹파리 방제적기는 6월로 수간주사방법으로 방제가 이루어졌다. 수간주사방법은 우리가 최초로 개발한 고유한 방제방법으로 기자재(동력천공기 등)에 대한 안전교육이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약제살포법, 根部처리법, 비닐피복법 등이 있으나 약제사용 등 보다 정확한 검토가 필요하다.

강원도는 2000년 12월 19일 북측 민경련과 금강산지역 솔잎 혹파리방제사업 등 3개 사업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2001년 3월부터 북측과 남북공동조사 및 시범공동방제, 방제범위(약제지원)에 대해 5차례 협의 후 5월 22일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북측이 자체조사결과를 주장하면서, 남북공동조사는 거부하여 합의되지 못했다. 방제범위는 북측은 3,000ha를 주장했으나 1,000ha의 분의 방제약 지원이 이루어졌다. 공동방제사업 추진을 위해 강원도 농정산림국장 등 담당공무원 3명, 관련 기술공무원 4명, 전문가 1명 등 8명이 방북하여 해금강일대 1ha에 대한 시범방제가 이루어졌으며, 공동방제에는 북측 20명이 참여하였다.

접경지역 말라리아 방역이 관심사로 제기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북한 보건성의 발표에 따르면, 1999년에도 10만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였으며, 주로 남부지역에서 발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치사율이 높지는 않으나 2000년에도 30만 명의 말라리아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표 5.1.1. 주요 전염성 질환의 발생 추이

1960년대 WHO와 한국정부의 지원아래 시행된 말라리아 박멸사업에서 전국에 걸쳐 말라리아 환자의 수동 발견사업과 모기내의 원충 분포에 대한 조사가 있었는데 전국의 278개 마을 18,697명의 조사에서 혈중 원충 보유율은 1.1%로 나타났고 지역적으로는 경북과 경기도 지역에서 높은 빈도를 보였다.

이로 인해 토착형 말라리아 발생은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띠게 줄어 1970연대 후반기에는 거의 환자가 발생되지 않았다.⁶⁵⁾ 이 원인으로는 수동적인 환자발견사업의 효과, 항말라리아제인 Chloroquine의 사용, 잔류독성 살충제 DDT의 사용, 농촌과 도시의 산업화와 근대화로 인한 환경변화를 들 수 있다. 토착형 말라리아는 1983년의 보고를 마지막으로 완전히 사라졌고 이 기간에는 국제적인 교류의 증가에 따라 여행자에 의해 생긴 풍토병 지역의 여행 말라리아만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1993년 외국여행 경험이 전혀 없는 전방 철책선 부근의 한 병사에서 토착형으로 추정되는 말라리아가 발생되었으며, 1994년 동일한 지역에서 21 명의 병사에서 동일한 말라리아가 발생되었다. 이후 1995년 81명, 1996년 약 450명, 1998년 3,800명, 1999년 3,400명 이상 이상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였다. 1997년에는 인천, 서울, 태안읍 등에서 군제대자가 아닌 민간인에서도 말라리아가 발생하였다. 주목할 점은 주요 발생지역이 경기도 북부지역(파주, 연천, 철원, 포천, 김포)이며, 휴전선 부근에서 동서와 남부지방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과거 토착형 말라리아와의 차이는 과거에는 경상북도지역이 높은 빈도를 보였으나 현재는 경기도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의 발생은 주로 4월과 10월 사이에 집중되어 있으며, 7월과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였다.

말라리아 발생에 대해 정부는 1994년 이후 역학조사 사업 즉 매개체에 대한 조사⁶⁶⁾, 말라리아 위험지역 거주자에서의 원충 보유율,⁶⁷⁾ 미육군의 매개모기에서의 원충 보유율 조사⁶⁸⁾와 함께 1996년 말라리아 감시 체계 구축 및 교육프로그램⁶⁹⁾을 실시하였다. 경기도가 대성동과 연천군 샘플지역⁷⁰⁾에 대해 1996년 말라리아 항체 보유율⁷¹⁾을 통해 시행한 말라리아 역학조사사업결과 6.0%가 양성반응을 보였다. 같은 지역 거주민의 원충 보유율은 말초혈액 도말에 의한 현미경 검사시 전체의 1.6%가 양성을 보였으며, 이는 1960대의 상황과 거의 유사하다. 또한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은 1996년 4월에서 10월 사이 경기도 북부인 파주 지역 2곳에서 매개모기 역학조사를 위해 유문 등을 이용하여 매개모기를 수집하고 모기의 농도와 Anopheles 모기의 비율, 성별 및 계절에 따른 변화상황을 조사하였다.

정부는 2001년 세계보건기구를 통해 북한지역 내 말라리아 방역사업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남북 간 직접협력을 통한 전염성질병 방역대책은 논의되지 못하였다. 독일의 경우에는 보건협정을 통해 중앙 보건행정 당국간의 정기적인 정보교환을 통해 전염병 발생을 관리하였으며, 가축의 경우에도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방역 및 퇴치를 위해 협력하였다.

남북간 인적 및 물적교류가 증대되면서, 양 지역의 전염성 질환이 단기에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도 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 중앙보건행정당국은 전염성 질환의 발생에 대한 정보교환 및 의료지원, 동·식물의 방역 및 퇴치에 대한 정보 및 기술교환을 위한 논의를 통해 관련 협력의 틀을 제도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Ⅴ. 결론